이재명 비판에 "갈치 정치"…민주, 공언한 '다양성' 가치 지킬까

이재명(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촉구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언한 다양성의 가치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대선 직후 이재명 당대표의 주식 거래가 부적절했다는 일부 의원들 평가에 "갈치 정치"라는 강성 발언이 나오면서다. 민감한 대응은 그 자체로 조급하다는 인식을 강화하고 합리적 지지층을 이탈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여유를 회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주식 논란 당내 목소리에 "갈치 정치"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혹시라도 총알 한두 개가 내부를 향하게 되면 굉장히 치명적인 게 된다. 저는 소위 '갈치정치'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결코 전재수 의원이 갈치 정치인의 부류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요즘 주식을 객장에서 가서 사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으로 그냥 투자를 할 수 있다. 그것을 전재수 의원 식처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좀 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주식 논란과 관련 부적절했다는 같은당 의원들 평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올해 4월말~5월초 매수한 2억3000만원 규모 국내 주식을 이달 13일 전량 매도했다. 관련 주식이 방산주로 분류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매매 시점과 비교해 약 15%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서 "누구나 자본시장에 참여해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지지자들을 생각하고 또 일국의,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점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이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대한민국 전체의 공익을 내걸었던 분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신현영 의원은 "오해를 할 만한 주식을 소유했다는 것에 대해 저도 부적절했다고 생각을 한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올바른 대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적절하게 대응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전량 처분도 사실 안 해도 되는데 한 것"이라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그렇게 관리를 했어야 되나 대목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9월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조급하면 지지층 불안…여유, 겸허하게 대응해야"
민주당 내에서도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이 '갈라치기'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 기간 계파 갈등을 청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모래 더미나 자갈 더미가 아닌 콘크리트가 돼야 한다"(이재명 당대표 수락연설)고 강조했다. 지배적인 목소리는 아니나 현재 당내 게시판과 이 대표 지지 성향의 커뮤니티에 전 의원 등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글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당의 여유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 대표에 대한 지나친 엄호는 야권의 합리적 지지층에게도 부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결국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조급하다는 인식을 주면 일부 적극 지지층을 제외한 지지자들이 불안해한다. 결국 민주당 전체 지지층을 봐야한다"며 "이 대표의 스탠스(입장)는 문제 없다는 것인데 그럴수록 더욱 여유 있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외부적인 것이고 이것은 안으로부터 비판"이라며 "(내부 비판에) 여유를 가지고 겸허하게 대응해야 합리적 지지층으로부터 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 촉구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