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태'에 뿔난 중소기업계, 여당에 온플법 제정촉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간담회를 갖고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계가 국민의힘에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재차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중소기업인들과 만나 조속한 납품단가 연동제 추진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계와 국민의힘은 가업승계와 카카오 서비스 차질 사태로 주목 받고 있는 온플법(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도 논의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20일 오후 서울 본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주 대표와 김기문 중앙회장을 중심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됐고 주요 중소기업계 현안이 논의됐다. 국민의힘에선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한무경 중소기업위원장, 최승재 소상공인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중소기업계는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특히 여당 지도부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 적극 나서달라는 중소기업계 목소리가 컸다. 김 회장은 "국민의힘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할 10대 법안으로 납품단가 연동제를 선정했고, 여야가 민생 1호 법안으로 합의한 만큼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계 14년 숙원과제이고, 국민 10명중 9명이 연동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뿌리산업(중소 제조업)계 현장의 목소리도 전달됐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원가비용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산업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다. 강동한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열처리 업체의 전기료 부담을 사례로 언급하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2~3%에 불과한 사업인데, 이런 부담을 뿌리산업이 감당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극적으로 타결된 레미콘·시멘트 업계 단가협상도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문제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싸움을 말려 달라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시멘트 제조사들이 인상해달라는 금액을 돈으로 계산해보면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이걸 중소레미콘 업체들이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와 추진이 늦춰지고 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해도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왜 실현되지 않느냐는 이 대표의 발언을 오히려 환영한다"며 "가까운 시일내에 좋은 소식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법을 정교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와 과도한 수수료 문제도 지적됐다. 특히 최근 카카오 서비스 차질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피해가 커지면서 온플법 제정 요구가 커졌다. 중앙회는 "과도한 수수료, 광고료, 책임 전가 문제 등 불공정 거래를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법이다. 꼭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가업승계 사전·사후공제를 확대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기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사회적 자산의 유지다. 지난 대선 때 여야 모두 기업승계 제도 개선을 공약했었고,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정책 방향에도 반영됐다"며 "일본은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3만3000 개가 넘고 미국과 독일도 1만 개 이상인데, 우리나라는 9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