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 신용위기 공포에 시장 '냉각'…"코스피 2200선 시험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97포인트(0.22%) 하락한 2213.12에 장을 마감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5.96포인트(0.88%) 하락한 674.48, 원·달러 환율은 6.50원 오른 1439.80원에 마감했다. 2022.10.21.

글로벌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에 국내 신용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맥을 못춘다. 증권가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 자금시장 불안 진정 여부와 주요국 긴축정책 향방에 주목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17~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57포인트(0.02%) 오른 2213.12로 장을 마쳤다. 주 초반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3거래일 연속 하락해 마감했다.


강원도 레고랜드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가 금융투자업계를 덮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ABCP에 대한 채무보증 이행을 거부했다 번복하자 채권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확대된 탓이다.

이에 증권사와 중소형 건설사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설상가상격 악재로 작용했다. 관련 업종인 건설업 지수는 한 주간 5.12% 하락했고 증권주는 줄줄이 신저가를 쓰며 증권업 지수를 3.61% 끌어내렸다.

금융투자업계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경색 여파가 당분간 채권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채권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크레딧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국채에도 부담이 가중되리란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1년 이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됐음에도 환율 및 대외 요인을 겨냥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까지 고스란히 더해져 채권 투자와 보유에 대한 욕구가 크게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누적적인 국채 금리 상승에 최근 불거진 자금경색 및 크레딧 시장의 위축은 단순히 해당 영역에서의 충격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제지표와 긴축기조가 관건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오는 27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점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달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Fed 위원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시장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속도조절론도 힘을 받고 있다.

다음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고금리 기조에 채권시장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 2200선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범위로 2150~225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는 2200포인트선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수준의 주가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9월 중국 실물경기와 미국 물가지표 등 주요국 경제 데이터 발표가, 내부적으로는 채안펀드 매입 개시에 따른 단기 자금시장 불안의 진정 여부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 지수와 밸류에이션 수준에서는 부화뇌동격 투매 동참보다는 보유가, 속절 없는 관망보다는 전략 대안에 따른 저점 매수 대응이 중요하다"며 "자동차·2차전지 등 경기민감 가치주, 정유주, 건설주와 방산·음식료·유통주 등 경기방어 내수주로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 헤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