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식 무한 확장 막아라"...플랫폼 M&A 심사, 더 촘촘해진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네이버와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추진하는 M&A(인수합병)에 대해 종전보다 더 촘촘하게 심사한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4일 공정위와 한국산업조직학회가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플랫폼 사업자의 남용행위에 대해 엄정한 사후제재가 필요하다"며 "독과점 우려가 있는 플랫폼 기업의 결합에 대해선 사전 심사의 틀을 보다 촘촘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부위원장은 "향후 거대 플랫폼 기업의 복잡다단한 기업결합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우선 그간 대부분 간이심사로 처리돼 온 플랫폼 기업의 이종(異種) 혼합형 기업결합을 원칙적 일반심사로 전환해 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서비스를 상호 연계해 복합적 지배력을 강화하는 플랫폼 고유의 특성 등을 심사기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부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경제에서는 과대 법 집행 시 혁신이 저해될 수 있고 과소 법 집행 시 플랫폼 특유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시장획정과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 평가에서 다면성, 직·간접 네트워크 외부성 등 플랫폼 특유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종 플랫폼 간 결합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지배력이나 경쟁효과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한국경쟁법학회와 고려대 ICR 센터가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공정위 '조사'와 '정책' 기능의 분리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 추진 방안을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16일 공정위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해외 경쟁당국 사례를 참고해 조사·정책·심판 각 기능을 전문화해 법 집행의 공정성·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개편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