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 맞아"…'코로나 vs 독감' 비교한 전문가 탄식한 까닭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1.14.

"독감 치명률의 100배가 넘는 코로나19 예방 접종률이 낮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겨울철 코로나19(COVID-19) 재유행 본격화 속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좀 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정기석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탄식 섞인 우려를 내놓은 이유다. 방역당국은 여름철에 비해 낮아진 면역력과 독감 등 과의 동반유행 가능성에 접종률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 고령층과 감염취약시설 백신 접근성 향상 조치와 화이자 BA.4/5 개량백신 접종 투입에 접종률 제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내 코로나 사망자는 올해 2만7000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0~2019년 연평균 독감 사망자 210명의 100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률은 77%, 코로나19 동절기 예방접종률은 12% 수준이라는 점은 놀랍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0시 기준 60세 이상 동절기 추가 접종률은 대상자의 11.6%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독감 예방접종률이 77%인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특히 코로나19와 독감의 치명률을 비교하면 동절기 추가 접종의 낮은 참여율이 부각된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는 올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0~2019년 연평균 독감 사망자 210명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두 백신이 질병 치명률과 상반된 접종률 현황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11월1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이 86.8%, 95.1%인 점도 접종률 제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접종률 제고를 위해 힘을 싣고 있지만, 누적된 백신 피로도와 감염 경험으로 낮아진 위기의식에 상황은 쉽지 않다. 그나마 우세종인 오미크론 BA.4 변이에 보다 적극적 대응이 가능한 화이자 개량백신이 접종에 투입된 점은 접종 참여 유도 요소로 꼽힌다.

화이자 BA.4/5 백신은 지난 14일부터 예약 및 당일접종을 시작했다. 기존 접종에 활용되던 BA.1 기반 백신 대비 우세종인 BA.5 대응력이 2.6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종류 보다 이른 시기가 중요하다는 정부 권고에도 대기자가 많았던 배경이다. 감염취약시설별 접종 계획 수립과 방문접종팀 적극 운영 등 정부 노력과 맞물려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고령층의 경우 당일접종을 예약하지 않아도 진료기관을 찾아 현장 접종이 가능하다.

BA.4/5 백신 접종을 망설이게 만들었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진화에 나섰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없다는 것이 우려 배경이지만, BA.1 백신과 작은 mRNA 염기서열 외 큰 차이가 없어 기존 검증으로의 외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안전성 우려는 백신에 대한 과학과 행정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온 오해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단장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한 달 전보다 각각 1.6배,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치명률은 60대·70대는 2배, 80대는 10배가 올라가기 때문에 특히 70대 이상은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며 "입원 환자나 중증환자도 줄면 현재 의료체계에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