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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새역사 쓰는 '현대엔지니어링' …조단위 수주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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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폴리체)=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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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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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500억불 수주 향해 뛴다] 폴리체 PDH·PP 플랜트 준공 앞둬, 유럽 강자 발돋음

[편집자주] 우리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해외 시장에서 뚫은 저력이 있다. 역대 최대 716억달러를 수주한 2010년은 금융위기 직후로 국내 주택 시장이 휘청인 시기였다. 2014년까지 매년 600억~700억달러 수주고를 올려 창출한 국부는 경기 침체 파고를 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신흥 건설사와의 경쟁과 산유국 경기 침체로 해외 수주액은 3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윤석열 정부는 연간 500억달러 해외 수주 회복을 위해 총력 지원을 예고했다. 금리인상으로 내수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기, K-건설의 위기 돌파 DNA는 되살아날까. 세계 곳곳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건설사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폴란드에서 새역사 쓰는 '현대엔지니어링' …조단위 수주 행보
지난 16일(현지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460km 떨어진 폴리체 지역. 바르샤바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 차로 5시간을 달려야 닫는 곳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리체 프로판탈수소화(PDH)·폴리프로필렌(PP) 플랜트 공사현장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영하의 날씨와 오데르강 바람이 매섭지만 케이블을 매설하기 위해 호흡을 맞추는 직원들의 구령소리는 멀리서도 쩌렁쩌렁 울렸다.

이 현장은 국내 건설사가 유럽연합(EU)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자 폴란드 첫 수주 프로젝트다. 연간 40만톤의 PP 생산시설과 부대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발주처는 폴란드 최대 민간석유화학기업인 아조티그룹이다.

공정은 크게 총 5개의 유닛으로 나뉘는데 이중 2곳이 준공됐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120명이 넘는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을 포함해 3700명의 직원이 마지막 공정과 시운전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1월까지 준공하고 시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 9월까지 시운전을 포함해 모든 작업이 끝날 전망이다.


코로나·전쟁 직격타…발주처 신뢰 더 높여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내년 완공을 앞뒀지만 올 초까지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2019년 수주 후 몇 개월만에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되면서 인도와 필리핀 등의 주요 근로자들의 출입국이 제한되고 코로나19 감염으로 현장은 수시로 멈췄다. 게다가 유럽인의 동양인에 대한 경계는 극에 달했다. 발주처를 통해 현지 외교부에 협력을 요청하고 현장이 속한 지역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코로나 방역을 지원하는 등 빠르게 움직였다.

2년여만에 겨우 코로나19 영향이 잦아들었는데 올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접해 있다. 현장에서 일하던 800명~900명의 우크라이나 직원 중 절반이 참전하려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전쟁으로 자잿값은 폭등했다. 장비를 돌리기 위해서는 기름이 필요한데 유가가 2배 상승했다.

코로나19와 전쟁 직격타로 공사 기간은 늦어졌고 공사비는 상승했다.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공사를 하려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에 발주처는 두 차례나 계약서를 다시 써줬다. 최지훈 폴리체 PDH·PP 플랜트 현장 소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유럽회사와 달리 어떻게든 진행하려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악조건에서 발주처의 신뢰를 더 높인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첫 프로젝트인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가 내년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K-건설 주역인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현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규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지사 책임매니저, 박진환 계장 공구장, 이영환 설계파트장, 박송주 건축철골공구장, 최지훈 현장소장, 김영진 품질팀장, 최정필 관리팀장, 이재상 전기공구장, 이철웅 기계공구장, 김수현 배관공구장/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첫 프로젝트인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가 내년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K-건설 주역인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현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규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지사 책임매니저, 박진환 계장 공구장, 이영환 설계파트장, 박송주 건축철골공구장, 최지훈 현장소장, 김영진 품질팀장, 최정필 관리팀장, 이재상 전기공구장, 이철웅 기계공구장, 김수현 배관공구장/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폴란드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은 두 번째 수주로 이어졌다. 첫 수주를 한 지 2년 만이다. 발주처는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영정유기업 PKN올렌이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약 20억유로, 원화로 약 2조7000억원이다. 이중 55%(약 1조5000억원)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다.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푸오츠크(Plock) 지역, 석유화학 단지 내에서 생산된 나프타를 분해하고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74만 톤 규모로 생산하는 사업이다. 첫번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쌓은 현지에서의 좋은 평가와 기술력이 시너지를 냈다. 특히 유럽·미국 선진 엔지니어링 기업의 강점으로 꼽히는 기본설계(FEED)를 맡아 역량을 인정 받고, 경쟁을 통해 EPC(설계·조달·시공) 입찰까지 따내 의미를 더했다.

올해 7월에는 SK넥실리스가 발주한 3000억원 규모 폴란드 동부 포트카르파츠키예주 스탈로바볼라 동박생산공장 수주를 따내 폴란드에는 현재 총 3개의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원전·방산·신공항 건설·우크라이나 재건까지 노린다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다음달부터 프로필렌 생산을 위한 프로판가스 저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다음달부터 프로필렌 생산을 위한 프로판가스 저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폴란드에 확실히 깃발을 꽂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범위를 넓히고 있다. 폴란드는 윤석열정부의 주요 원전 수출국일 뿐 아니라 올 6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방문 이후 원전 외에도 방산, 첨단산업 등 다방면에서 양국간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적극적인 교류 중이다.

특히 전체 사업규모가 약 10조원(약 74억유로)에 달하는 신공항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다. 폴란드는 기존 관문공항인 바르샤바 쇼팽공항을 대체하는 유럽 중동부지역 최대규모의 허브공항 건설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신공항 건설과 연계 도로·철도, 주변지역 개발 등을 포함한다. 한국과 폴란드는 지난해 2월 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인프라 전반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12월에는 협력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양해각서를 추가로 체결했다. 올 6월에는 신공항사업 대표단이 방한해 국내 재무투자자와 주요 건설사를 만났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도 해외수주를 이어갈 기회다. 이달 한국을 방문한 폴란드 재무부 장관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친밀도와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한국기업에 우호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들어가는 추산 비용은 약 500조~1000조원 안팎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지사를 통해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등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발빠르게 모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야간 모습/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야간 모습/사진=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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