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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위한 법?" 금투세가 놓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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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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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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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1000원짜리 로또를 950원으로 깎아주는 게 좋은가요, 나중에 로또에 당첨돼서 10억원을 받을 때 세금 20%를 안 떼는게 좋은가요?"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지 2년 간 유예할 지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제도 시행에 대비하는 증권업계는 혼란하고, 개미투자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야당을 비롯해 금투세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정치권은 몰라도 개미투자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금투세는 '개미들을 위한 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금투세는 모든 투자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합쳐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을 경우에만 부과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5000만원 이하 소득자에 해당해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논리다.

주요 근거는 국내 증시 호황기인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도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사람은 0.9%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세금부담은 주식으로 수백~수천억원씩 투자해서 소득 올리는 극히 일부의 슈퍼개미만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개미투자자들이 금투세에 반대하는 것은 결국 이들 좋은 일 시키는 셈이라고 말한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임에도 개미투자자들이 심드렁한 이유는 뭘까. 우선 세금에 대한 체감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현재 코스닥 시장 기준, 주식으로 1억원의 수익을 올려서 팔면 거래세 23만원(0.23%)만 내면 된다. 반면 금투세가 시행되면 5000만원이 넘는 소득에 22.5%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1억원의 소득에 대해 1125만원을 내야한다.

물론 주식 투자로 1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젠가 1등 당첨을 꿈꾸며 로또를 사듯이, 주식 투자 역시 손실보다는 언젠가 1억원을 벌었을 때에 온갖 기대치가 쏠려 있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다. 금투세가 도입되는 대신 거래세가 0.15%로 줄어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억원 기준으로 7만원 줄어드는 셈인데, '푼돈' 깎아주고 '목돈'을 세금으로 뜯어 가려는 것처럼 받아들여 지는 것이다.

추후 거래세를 없애주겠다는 것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기약 없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1994년 우르과이 라운드가 타결된 이후 거래세에 농특세(농어촌특별세)가 포함됐다. 농특세에 대한 대체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거래세를 완전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도 시기를 못 박을 수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로또를 예로 들자면 한장에 1000원짜리를 950원으로 깎아주는 것도 싫은데, 심지어 일단 980원으로 내린 후 나중에 상황봐서 950원으로 더 깎아주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주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50원, 100원 아껴서 부자되고 싶은 게 아니라 가슴속에 대박의 꿈 하나씩은 가지고 투자하는 데 선진 과세원칙으로 설득하는 것이 와 닿겠느냐"고 말했다.

국내에 증권거래세가 도입된 시점은 1978년 말이다. 무려 44년 전이다. 국내 자본시장도 더 늦기 전에 과세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 전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접근법과 설득이 먼저다. 논리 만으로 닫혀 버린 마음을 열긴 어렵다.
머니투데이 증권부 차장 전혜영
머니투데이 증권부 차장 전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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