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가족 "이태원역 1번 출구 공식 추모공간으로"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관계자들이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서 열린 희생자의 온전한 추모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이태원역 1번 출구' 재단장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지역 상인들이 이태원역 1번 출구 일대를 공식 추모공간으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는 23일 오전 11시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지자체는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마련된 추모공간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참사 발생 53일 만인 지난 21일 세 단체와 이태원 10·29 추모공간 시민 자율봉사위원회는 이곳에 쌓인 추모·애도 물품을 정리했다. 해밀톤호텔 골목 벽면과 이태원 1번 출구 벽면에 붙은 포스트잇만큼은 그대로 보존됐다.

아직까지 물품들을 영구적으로 보관하거나 유가족이 머물 수 있는 공식 추모공간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유족 측에서는 이태원역과 가깝고 접근이 쉬운 공공시설을 원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민간 건물 3곳을 후보지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들은 추모물품을 임시로 보관하는 한편 영구 보존이 어려운 꽃다발 등은 조계종 스님들과 함께 치악산 인근 절에서 수목장 형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공간 재구성 대책 △인근 주민·상인들에 대한 심리·생계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유가족 협의회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공간을 만들려 한다"며 "참사 이후 상인분들도 생계지원 등 조치가 절실하지만 방치돼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앞으로 참사 피해자인 상인분들 지원대책 마련에도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희 관광특구연합회장은 "이태원역 1번 출구는 위로와 기억의 공간"이라며 "추모의 마음으로 오신 시민과 자원봉사자분, 지역 주민들이 계셨기에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가 마주한 그날의 기억을 딛고 더 나은 희망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등 단체 관계자들은 23일 오전 서울 이태원역 앞에서 희생자의 온전한 추모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이태원역 1번 출구 재단장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은 재단장을 위해 철거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 /사진=하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