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 100%·결선' 룰 확정… '친윤' 당대표 수순 될까?

이헌승 국민의힘 신임 전국위원회 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만으로 치르는 방안을 확정했다. 당원 투표와 함께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당권 경쟁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 룰 변경으로 친윤(친윤석열)계 당대표 선출이 유력한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후보 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 100%·결선' 당헌 개정안 통과… "정당 민주주의 세우는 원칙"

윤두현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23일 열린 제6차 전국위원회에 상정된 당헌 개정안이 찬성률 91.9%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국위원 790명 중 55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507명이 찬성, 49명이 반대 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 경선 룰은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투표 100%로 변경됐다. 당대표 선출 시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를 재투표에 부치는 결선투표제도 도입한다. 이날 전국위에서는 3선의 이헌승 의원을 전국위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헌 개정에 따른 당규(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안 처리도 마칠 예정이다.

경선 룰 변경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전당대회 개최 논의를 시작한 지 8일 만에 완료됐다. 이미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원 투표 100% 방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기 때문에 속전속결 처리가 가능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 비윤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으나 비대위는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

'친윤' 후보에게 유리?… 당원 급증, 후보 단일화 변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두 번째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당원 투표 100%, 결선 도입이 확정되면서 당내 최대 세력인 친윤계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원 동원력의 위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권성동 의원 등이 친윤계 후보로 분류된다.


반면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 룰 변경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전 의원에게 밀리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경선 룰 변경의 배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며 비윤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당원 급증과 청년·수도권 비중 확대로 경선 룰 변경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비대위가 당헌 개정이 정당하다는 논리로 내세운 내용이기도 하다. 현재 책임당원은 약 80만명으로 지난해 6월 1차 전당대회의 28만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20~40대 비중이 3분의 1에 달하고,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37%, 대구·경북 22%, 부산·울산·경남 19% 등으로 수도권과 영남 비중이 비슷하다.

후보 단일화도 변수다. 결선 도입으로 2위 전략이 유효해지면서 친윤계 후보들이 난립할 수 있어서다. 친윤계와 달리 유 전 의원, 안 의원 등 비윤계가 단일화를 이룰 경우 결집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국위에서 "(당원들이) 정의와 공정의 윤석열정부를 세워줬다. 당원의 손으로 세운 윤석열정부를 이제는 당원의 힘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며 "당헌 개정안은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원칙의 문제"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