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구 '역대급 물량' 쏟아진다…역전세난 공포

올해 입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내 한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스1

내년 전국 각지에서 약 35만가구의 신축 아파트가 입주한다. 특히 인천과 대구는 2000년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많은 입주 물량이 집중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총 554개 단지, 35만2031가구(임대 포함) 아파트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입주 시기는 상반기 17만4369가구, 하반기 17만7662가구로 편차가 크지 않다. 다만 권역별로 수도권은 상반기 입주 물량이 9만7609가구로 하반기 입주 물량(8만2194가구)보다 많고, 지방은 하반기 입주 물량이 9만5468가구로 상반기 입주 물량(7만6760가구)보다 많다.

전용 면적별로 입주 물량은 △60㎡ 이하 12만7656가구(36.3%) △60~85㎡ 이하 20만2134가구(57.4%) △85㎡ 초과 2만2201가구(6.3%)로 집계됐다. 전용 60~85㎡ 이하 구간대의 중소형 면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도별 입주 물량은 경기도가 10만9090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인천(4만4984가구) 대구(3만6059가구) 충남(2만6621가구) 서울(2만5729가구) 순으로 많다.


경기도 내에선 화성시(1만3643가구) 양주시(1만1714가구) 수원시(1만601가구) 평택시(7673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입주 물량이 많은 인천은 올해 4만2525가구에 이어 2년 연속 4만 가구가 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특히 내년 입주 물량은 2000년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많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구도심 정비사업 아파트와 검단신도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자금조달 문제로 입주가 늦어지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은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의 25%인 6371가구가 강남구에 분포했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 등 대단지 입주 여파로 인근 개포동과 대치동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방에선 △대구 3만6059가구 △충남 2만6621가구 △부산 2만4762가구 △경남 1만5221가구 △충북 1만2252가구 △경북 1만1231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대구도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집중됐다. 입주 단지 절반 이상인 1만8900가구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공급된다. 대구에서 한 해 정비사업으로 1만 가구 이상 공급되는 것은 처음이다.

전국 각지에서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된다.

여경희 연구원은 "높은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보증금 미반환 문제로 새 아파트 잔금을 내지 치르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