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면 다시 검사"…유럽 주요국도 무작위 검사 등 입국 통제

유럽질병통제센터(ECDC)가 "중국발 여행객 입국규제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이 중국발 입국에 대한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규제 방침을 발표했다. 경제적 효과 등을 이유로 입국 규제 도입을 주저하는 다른 유럽 국가의 방역 방침에도 변화가 있을지에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말펜사 국제공항에 입국한 중국발 여행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프랑스, 영국 정부는 이날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는 모두 정확한 입국제한 시행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인 정부는 정확한 시행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완전히 재개되는 내달 8일 이전에 입국통제 조치가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내달 8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의무격리 방침을 해제하고, 자국민의 여권 발급을 정상화하는 등 약 3년 만에 국경 완전 재개방에 나선다.

반면 독일은 "입국규제는 불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이날 현재 중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독일에서 보고된 바 있기 때문에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의무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불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단 중국 코로나19 정보 불확실성 탓에 상황은 바꿀 수 있다고 언급해, 향후 입국규제 도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ECDC는 전날 중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는 BF.7 오미크론으로 이미 유럽 내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했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사진=블룸버그

"中 코로나19 정보 부족 때문에…"스페인은 중국발 여행객에게 입국 시 코로나19 진단검사 음성 확인서 및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만약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스페인 입국 시 별도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카롤리나 다리아스 스페인 보건장관은 이번 조치는 중국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보건·교통부는 중국 출발 및 경유 여행객에게 프랑스행 항공편 탑승 48시간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히며, 불필요한 중국 여행을 연기하라고 당부했다. 또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의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아울러 내달 1월 1일부터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으로 입국하는 중국발 승객을 대상으로 무작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잠재적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발견을 위한 양성 샘플에 대한 염기서열분석도 진행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중국발 파리행 항공편은 일주일에 약 10편으로, 항공기 한 대당 승객은 약 300명이다.

영국을 방문하는 중국발 여행객은 내달 5일부터 항공편 탑승 48시간 전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무작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예정으로, 입국자 5명 중 1명은 영국 도착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내달 8일부터는 중국 본토에서 영국으로 오는 승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스티브 바클레이 영국 보건장관은 이번 입국제한 조치에 대해 "중국이 공유하는 전반적인 보건 관련 정보의 부족에 예방적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며 신종 변이 바이러스 감시를 위한 '입국자 샘플'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보건안전청(HSA) 과학자들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잠재적 신종 변이에 대한 빠른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