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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쓰고 있는 게 마음편해"…노마스크 첫날, 아무도 벗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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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민 기자
  • 유예림 기자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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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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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 영등포구 기차 영등포역 내 대합실에 시민 10여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30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 영등포구 기차 영등포역 내 대합실에 시민 10여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넓은 실내이긴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잖아요. 저희 아들은 아직 코로나 안 걸리기도 했고 쓰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서울시 영등포역 대합실에서 부산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김문실씨(37)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같이 말했다. 옆에 앉은 김씨의 6세 아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김씨는 "2년 넘게 써와서 아이도 마스크 쓰는 것에 적응한 것 같다"며 "당분간은 계속 착용하고 지낼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아들은 마스크를 그대로 쓴 채 아래로 손을 넣어 젤리를 오물오물 먹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권고로 바뀐 30일, 예상과 다르게 대부분의 시민은 코로나19(COVID-19) 감염 우려에 쉽게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상에 익숙해진 데다가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쯤 영등포역 실내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34명은 모두 전부 마스크를 쓴 채로 앉아있었다. 텀블러를 꺼내 물을 마실 때만 마스크를 잠깐 내리는 사람만 있었다.

대합실 바로 앞 점포 5곳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었다. 역사 내 빵집에서 근무하는 정미애씨(58)는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다가 나았지만, 치료제가 확실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한번 걸리면 매장 직원들, 같이 사는 가족들을 불편하게 해서 신경 쓸 게 많다"며 "가게에 손님들도 많이 오고 주문받을 때 계속 이야기해야해 당분간은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라고 했다.

역사 내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김모씨(23)도 "사람도 많고 먼지도 많아서 쓰는 게 편하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닌데 안 쓰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 몇 년 동안 가렸던 걸 하루아침에 내놓는 게 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30일 낮 12시쯤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에서 직원과 손님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30일 낮 12시쯤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에서 직원과 손님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 식품 판매대에도 직원과 손님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식품 판매대 직원 김모씨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김씨는 "손님들도 거의 다 쓰고 있는데 직원이 먼저 벗긴 좀 그렇다"며 "분위기 봐가면서 벗거나 할 것 같다. 장 보러 나오는 어르신들도 많고 나는 직원인데 더 조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트 물류를 담당하는 마트 직원 김윤형씨(가명)는 손님이 물건 위치를 물어보려고 다가오자 목걸이 줄에 걸고 있던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씨는 "이렇게 몸 많이 쓰는 일할 때는 너무 더워서 마스크가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 벗을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아무래도 손님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 손님이 다가올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응대하고 있다"고 했다.

마스크를 안 쓴 손님 몇몇은 눈에 띄었다. 직장인 오정원씨(41)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마트에 장을 보러왔다. 오씨는 "마스크 하나 안 썼을 뿐인데 너무 시원하다"며 "이제 사람들도 며칠 지나면 다 안 쓰게 될 것 같다. 혼자 안 썼다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 같지도 않고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주부 김윤형씨(57)도 이날 아예 집에서 마스크를 아예 들고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자가용을 타고 마트에 왔고 집 갈 때도 차를 타고 간다"며 "중간에 병원 같은 곳에 가지도 않아서 오늘 마스크를 챙길 필요를 못 느꼈다"고 했다.

30일 오전 11시쯤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 교실 모습. 교실 안 아이들 5명이 모두 마스크를 낀 채로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30일 오전 11시쯤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 교실 모습. 교실 안 아이들 5명이 모두 마스크를 낀 채로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비슷한 시각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 참석한 아이들 모두 한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모여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있었다. 돌봄 교실 선생님도 마스크를 낀 채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복도로 나온 아이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이동했다.

아이들은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졌고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워 당분간은 계속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과 후 수업에 가기 위해 등교한 신주아양(12)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 가까이 마스크를 써와서 익숙하다"며 "코로나19가 너무 무서워서 선생님이 마스크 빼라고 해도 계속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언니 정윤주양(11)과 유치원생인 동생 정수현양(7) 모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양 자매는 "지금까지 초등학교, 유치원 모두 점심시간 빼고 무조건 마스크 썼다"며 "아프고 싶지않아서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불편하지도 않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아직은 아이들에게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날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 김모씨(40)는 "당분간은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마스크 답답해하긴 하는데 거부감까지 보이진 않는다. 학교에서 웬만하면 끼고 있으라고 교육할 것이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방과후 선생님 김모씨도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게끔 지도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아직 학교에서 따로 마스크 관련 지침은 안 나왔다. 그동안은 아이들이 식사할 때 대화 못하게 하고 물도 밖에 나가서 먹도록 했다"며 "실내조차 해제에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직 애들은 마스크를 껴야 한다는 분위기라 계속 마스크 끼게끔 할 것 같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은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겨진다.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 취약 시설, 대중교통, 유치원이나 학교 통학 차량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장소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2020년 10월부터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2년 3개월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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