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 실적쇼크…인텔, CEO 급여 25% 깎는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AFPBBNews=뉴스1

최근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인텔이 경영진의 급여를 대폭 삭감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기본급을 25% 삭감한다고 밝혔다. 또 직급별로 경영진은 15%, 고위 관리자는 10%, 중간 관리자는 5%씩 급여를 삭감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는 인텔이 진행 중인 비용 절감의 일환이다. 인텔은 지난해에도 실적 악화와 경기 침체 우려로 전망이 어두워지자 구조조정 등을 포함해 2025년까지 최대 100억달러 비용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거시 경제적 역풍을 헤쳐나가고 전사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올해 직원 보상 프로그램을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조정은 직원보다 경영진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계됐으며 혁신을 가속하고 장기 전략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투자와 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이번 경영진 급여 조정은 지난주 4분기 어닝 쇼크를 보고한 뒤 나온 것이다. 인텔은 지난달 26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16센트의 주당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PC 시장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인텔은 올해 1분기에도 주당 15센트의 손실을 예상했다. 매출액은 105억달러에서 115억달러 사이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주당 24센트 이익과 140억달러 매출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외신은 인텔이 반도체 업황 악화 속에서도 기술 우위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생산 시설 등에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며 인텔의 고통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배당금 삭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크리스 카소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현금 소진을 피하려면 올해 하반기 'V자형' 회복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배당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