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택시기사 살해' '14억원 깡통전세 사기'…檢 1월 우수 수사 사례

[고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택시기사와 집주인인 동거녀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60대 남성 택시기사를 살해, 시신을 유기했다. 지난해 8월에는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04.

전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이기영 사건' 등 사건 5건이 2023년 1월 검찰 형사부 우수 업무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전국에서 처리한 형사사건 중 5건을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기영 사건을 비롯해 깡통 전세 사기 사건,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유포 사건 등이 우수 사례에 포함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정보영)는 이기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범행 동기, 전후 행적, 사이코패스 성향 등을 밝혀낸 공로로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당시 검찰은 관련자 조사, 현장검증, 계좌분석, 디지털포렌식 등을 이용해 전 동거녀의 사망 시간대를 명확하게 특정했다. 이기영이 재산상 이익을 노려 사전에 각 범행을 계획하고 범행 직후 피해자들 명의로 금융 거래를 한 혐의도 확인했다. 택시기사 살해와 관련해서는 이기영이 가중처벌을 피하고자 피해자를 유인·살해한 동기도 명확히 해 특정범죄가중법위반(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대검은 "심층적인 보완수사를 전개해 범행 전모를 규명했다"며 "유족에게 장례비 지급, 법률 지원 등 피해자 지원 조치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손진욱)는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된 '깡통전세' 사기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고 주범 2명을 구속 기소, 공범 2명을 불구속 기소해 우수 수사 사례로 선정됐다.

피고인은 전세보증금 등 누적 채무 합계가 주택가격을 상회함에도 임차인 14명을 속여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14억2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채무 인수를 위해 월세계약서 등을 위조해 금융기관에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은 불송치 기록을 검토한 후 피해자들에게 이의신청 제도로 사건을 송치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계좌내역, 녹취록, 금융기관 제출서류 등을 분석해 전세 사기 범행의 전모를 밝혀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2030세대 사회초년생들로, 치밀한 재수사로 주범들을 직접 구속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신건호)는 아동 청소년 1명에 대한 성착취물 제작 등으로 송치된 사건에서, 은닉 휴대폰 2대를 추가로 분석하여 아동 청소년 6명에 대한 추가 성범죄 혐의를 밝혀내 구속 후 기소했다.

피고인은 아동 청소년 1명에 대한 성착취물 제작 소지 등 혐의로 송치된 상태였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의 과거 동종 범행 전력을 확인하던 중 몰래 불법촬영물을 소지했던 사실을 포착했고 이후 피고인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숨겨져 있던 휴대폰 2개를 추가 발견했다.

압수한 휴대폰에서는 아동 청소년 6명에 대한 160여개 성착취 영상물, 16세 미만 청소년 3회 간음, 불특정 여성 신체 불법 촬영물 등의 자료가 발견됐다. 세심한 기록 검토를 바탕으로 숨겨진 추가 범행을 모두 밝혀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창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는 동창생이 지적 능력이 미약한 점 등을 이용해 수차례 상해를 가하고 약 2년간 82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카카오톡 대화내역 및 거래내역 분석 등 면밀한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제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오기찬)는 지역 언론에 친환경 포장재 등의 개발 유망업체로 소개된 스타트업 대표가 보조금 부정수급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업체 대표를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가짜 직원을 등재하거나 유령 회사를 설립해 허위 증빙자료를 만드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편취한 범행 등을 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