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우크라 우선 대화부터... 핵무기 사용·핵협박도 반대"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크렘린궁에서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린다"고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와 핵무기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인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빨리 직접 대화를 시작하고 정세를 완화해 궁극적인 휴전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대화와 협상만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국제사회는 분쟁국 간 하루빨리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물꼬를 트도록 화해와 협상을 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핵전쟁 위협과 관련해서는 "핵무기 사용은 물론 핵무기로 협박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핵확산을 방지하고 핵 위기 출현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제재는 반대했다. 중국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권한 위임을 거치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금융, 무역 등 제재를 겨냥한 글이다.

문서는 모두 12개 항으로 구성됐다. 중국은 △각국 주권과 독립 △영토 완전성 보장 △유엔 헌장 취지 준수 △냉전사고 탈피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기에 따라 우선 대화부터 하고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해야 한다는 말로 러시아 편을 든 것일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대화 촉구'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영토 완전성 보장'이라는 중국의 고정 레퍼토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러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을 받을 여지마저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무제한 협력'을 주목하며 중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드미트리 쿨레바 외교장관은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