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풍선' 갈등에도…"14억 中시장 못 버려" 몰려가는 美기업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향해 미국 소비재 기업들이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부터 카르티에 등 명품 패션까지 중국 내수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올해 중국 내 수백개의 신규점포 오픈을 준비 중이다. 맥도날드는 작년에만 700개의 매장을 중국 내 열었다. 올해 추가로 900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맥도날드 재무 책임자인 이안 보든은 "중국 전역에 코로나 관련 제한이 생긴다 하더라도, 새 매장 오픈 계획은 이어 나갈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스타벅스도 연내 수백개 매장을 추가로 연다는 목표다.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대행인 하워드 슐츠는 이달 초, "우리는 여전히 중국시장에서 성장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2025년까지 스타벅스 신규점포 3000개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봄에는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식음료 브랜드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도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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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로 유명한 랄프로렌의 CEO 패트리스 루베는 "지난해 3분기 연 신규 매장의 대부분이 중국이었다"며 최근엔 중국 남부 선전과 남서부 청두에 각각 플래그십스토어와 새 점포를 열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가죽구두나 가방을 만드는 '코치' 등 브랜드를 갖고 있는 태피스트리도 지난해 투자금으로 조성한 3억2500만달러(4300억)원의 절반을 중국 내 신규 매장 확보와 기존 매장 개보수용으로 책정했다. WSJ에 따르면 조앤 크레보이세라트 CEO는 이달 초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기회의 땅이라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명품소비처로 각광받는 중국 시장은 지난해 역성장했지만 올들어서는 판매량이 다시 느는 추세다. 영국 명품브랜드 버버리 그룹과 카르티에의 리치몬드는 모두 올해 들어 중국 소비자 판매량이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에 미국과의 정찰풍선 마찰 등 지정학적·정치적 이슈가 있지만 거대한 소비 시장에 더 초점을 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수년간 경제 불황의 원인으로 지목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었으며, 1월 중 감염 폭증 시기를 거친 뒤 현재는 코로나19 감염세가 진정된 상태다. WSJ은 중국이 여전히 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된 점도 기업들의 행보를 가속했다. 이달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