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41구 연투' 롯데 마무리의 힘 빠진 '143㎞ 직구' 누가 탓하랴

김원중(가운데)이 12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체코와 경기 8회초 2사 1, 2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뉴스1

'143㎞, 142㎞'

스플리터와 시속 150㎞ 이상의 빠른 직구가 주무기인 김원중(30·롯데 자이언츠)의 구속은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한국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체코에 7-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원중은 대표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 고영표 대신 등판한 그는 보이텍 멘식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에릭 소가드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마렉 흘룹에게 첫 2구 모두 직구로 승부했으나, 제구도 구속도 평소의 그답지 않았다.

지난해 평균 직구 구속이 시속 146.7㎞(스탯티즈 기준), WBC에 앞선 일본프로야구(NPB) 팀과 평가전에서도 150㎞의 빠른 공을 뿌리던 그였다. 그런데 이날 던진 직구 2개는 평균 구속보다도 3~4㎞는 빠져 있었다. 이에 변화구로만 승부했으나, 6구째 체인지업이 흘룹의 몸에 맞으면서 만루를 만든 채 이용찬과 교체돼 떠났다.


하지만 경기 후 김원중을 비판하는 여론은 현저히 적다. 일본에 도착한 후 한국 대표팀이 6일간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해 혼신의 투구를 보여준 두 명(김원중, 정철원)의 투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5경기 동안 투구 수는 총 41개.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김원중이 등판한 상황은 죄다 하이 레버리지 상황이었다. 적은 개수를 던지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던지는 공은 피로도가 남다르다. 연습경기지만, 6일 오릭스전(3구)은 1사 3루, 7일 한신전(8구)은 무사만루에서 등판했고 김원중은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덕에 대회에 들어와서도 1사 2, 3루(9일 호주전·13구), 무사 만루(10일 일본전·6구)로 한국이 위기에 처할 때면 어김없이 김원중이 등판했다. 야속하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호주전에서는 로비 그렌디닝에게 역전 3점포를 허용했고, 일본전에서는 2개의 안타를 맞아 1실점 했다.

연이은 투구 탓일까. 이날 체코전에서 김원중의 공은 대회 직전 쌩쌩하던 그때의 구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번에는 이닝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쓸쓸히 마운드를 떠났다.

한국은 13일 중국전에서 무조건 승리해 체코, 호주와 2승 2패 동률을 만든 뒤 체코가 호주를 4점 차 이상으로 이겨주길 바라야 한다. 중국전에서 김원중이 등판할지는 알 수 없다. 휴식일(11일)을 가진 터라 2연투도 가능하지만, 그동안 힘을 비축했던 다른 투수들이 그 대신 경기를 마무리해주길 바라는 시선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