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본부 "우체국 노조 '파업' 강행 유감…비현실적 주장"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7일 전북 전주시 동전주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몰린 택배를 정리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3.01.17.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4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우체국 노조)의 파업 돌입에 강한 유감 표시와 함께 "앞으로 택배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정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특별소통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우편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정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소포 배달 업무를 위탁받은 준정부기관)은 현행 단체협약 개정을 목표로 우체국 노조와 교섭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5일 설명회를 시작으로 토론회, 3자 협의, 단체 교섭 등 십수차례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끝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파업으로 이어졌다.

앞서 우정본부는 택배시장의 최저임금 격인 '기준 물량'에 대해 현행 단협의 '전국 동일 190개'는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년도 소포위탁배달원별 연간 일평균 배달물량'을 기준으로 하되 가능한 175~190개 수준을 유지하도록 배달 구역을 조정하는 등 노사가 함께 노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편지와 등기 우편물의 대폭 감소 추세를 고려해 초소형 소포는 집배원(이륜차 배달), 중대형 소포는 위탁배달원(화물차 배달)이 배달하는 체계로의 '소포우편물 배달체계 변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우정본부는 "소포우편물 배달체계 변경 및 수수료 조정은 우체국 노조의 반대가 커 이번 단협에서 제외하고, 시간을 두고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체국물류지원단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과정에서 제시한 최종 교섭안은 우체국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수수료 조정, 초소형 소포 배정 제외 등은 이번 단협안에서 빠졌다. 그럼에도 우체국 노조는 물가 급등과 유가 상승을 고려하면 사측 제안은 실질적인 임금 하락이라며 맞서다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우정본부는 "우체국 노조가 지속해서 '전년도 관서별 배달물량 보장'을 주장해 결국 합의 도달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경기침체로 소포 우편물 접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나 다른 택배회사 파업으로 접수량이 많았던 지난해 물량을 보장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우정본부는 파업 기간에도 '소포우편물 접수 중지' 대책은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가급적 지양할 계획이다. 대신 파업 지역에서 집배원당 소포 배달량을 늘리고, 배달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 인력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한편 우정본부는 우체국 소포 위탁 배달원이 민간 배달원과 비교해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통연구원의 '택배 집배송 기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체국 소포 위탁 배달원은 주 5일 근무에 소포 1개당 평균 수수료가 2021년 기준 1219원이었고, 민간 택배 기사는 주 6일 근무에 883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