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또 노조추천이사 무산…윤종규 "주주 위한 제안 맞나"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KB국민은행 신관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사가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2017년부터 국민은행 노조는 여섯 차례 노조추천이사 선임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에게는 모두 외면당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진정으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위한 제안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4일 오전 국민은행 본점에서 제15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9개 의안 가운데 사외이사 선임 등 7개 의안은 원안대로 승인됐으나 국민은행 노조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개정의 건' 등 2개 의안은 부결됐다.

앞서 국민은행 노조는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임 전 대표를 영입하자는 제안이다. 노조는 또 최근 5년 이내 청와대(대통령실)나 행정부 등에서 종사한 인물은 일정 기간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정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 주주는 '노조추천이사' 관련 "KB금융이 사외이사 후보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선정하고 있다는 건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주는 '정관 개정'에 대해 "'낙하산 인사'를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정관에 못을 박으면 자승자박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의장인 윤 회장은 의안 부결을 알린 뒤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관련해 "5~6년째 노조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증진을 위해 사외이사를 제안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찬성률은 한 자리 숫자에 머무르고 있다"며 "조직논리에 너무 매몰된 것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관계가 더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