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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빠지는데 소비도 식어간다"…'1% 성장'도 장담 못해

머니투데이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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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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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빠지는데 소비도 식어간다"…'1% 성장'도 장담 못해
지난 1분기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한 민간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고물가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며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반 또는 0%대까지 내려 잡고 있다. 정부·한국은행·국책연구기관 등 공공부문이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를 반영해 1%대 중반 성장률을 제시한 것과 대비된다.


"소비 둔화 불가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5.22.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5.22.
23일 정부부처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비 둔화를 우려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이어지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계 소비 여력이 약화되며 민간소비는 점진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들고 실질소득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건형 연구원 등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매크로팀은 "구매력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민간소비가 (올해 연간) 2% 내외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과거 가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국면에서 소비심리 위축을 경험했다"며 "하반기 타이트한 유동성 환경 속에서 디레버리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훈·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는 하반기에 모멘텀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소비 둔화가 예상되는 것은 우선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이 쪼그라들어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동분기 대비 4.1%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실질소득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3.7%로 둔화했지만 여전히 한국은행 목표(2.0%)보다 높다. 통계청은 조만간 올해 1분기 실질소득을 발표할 계획인데 고물가가 계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2022년 3분기(-2.8%), 4분기(-1.1%)에 이어 3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도 소비 위축의 원인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출금리는 지속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연 3.45%였던 예금은행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꾸준히 높아져 올해 3월 5.17%에 달했다.

최근 공개된 지표에서도 소비 위축 조짐이 감지된다. 기획재정부의 4월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이 전년동월대비 0.8% 감소 전환했다. 올해 들어 백화점 매출액은 1월 3.7% 감소했지만 2월과 3월 각각 5.2%, 7.2%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8.2% 늘어 2월(18.1%)과 3월(20.5%) 대비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4월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8~9%대를 기록했던 1~3월 대비 둔화한 5.6%에 머물렀다.


1% 성장도 불안?


"수출 빠지는데 소비도 식어간다"…'1% 성장'도 장담 못해
증권사들은 수출·내수 동반 부진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 내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매크로팀은 "대내외 경기 부진 동반 속 올해 성장률은 0.8%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수혜에 시차가 있고 소비 회복 여력도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승훈·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나타나고 있으며 수출은 3분기까지 내리막길을 걸은 후 4분기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는 수출 저점 통과와 더불어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비와 투자 회복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연간 성장률은 1.2%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높아진 금리, 자본재 수입 부진 등으로 소비와 투자 회복이 쉽지 않다면 경기 반등 시기와 폭은 수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공공부문은 증권사보다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수출 부진으로 성장률이 0.9%에 머물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 반도체 경기 부진 완화로 2.1%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소비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회복세 제약에도 여행 수요 증가로 높은 증가세(전년대비 연 3.0%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1%대 초반까지 내려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번에 (올해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는데 (이번에) 소폭 낮출 것"이라며 "소비도 줄겠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경기) 상저하고가 완전히 안 일어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 1.6%를 고수하고 있다. 다음 달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내수 상황을 '완만한 회복세'로 평가한 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무역수지 관련 전망 발언 등에 비춰볼 때 1%대 초반 수준으로 내려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추 부총리는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6월부터 적자폭이 축소되고 4분기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에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가 43억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이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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