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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의 왕' 넥슨 노리는 기업사냥꾼들…"상속세 손 보자" 다시 아우성

머니투데이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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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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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2.3.2/뉴스1
2022.3.2/뉴스1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창업주 고(故) 김정주 창업자의 유족들이 NXC 지분의 약 30%를 상속세로 한 번에 물납하면서 누가 NXC의 2대 주주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NXC는 넥슨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으로 해당 지분이 자칫 외국계 경쟁사나 기업 사냥꾼에 넘어갈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현행법상 이를 막을 마땅한 기제가 없는 만큼 근본적으로 세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상속세제 개편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진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건수는 총 55건이다. 이 중 상속인이 상속세를 지분으로 물납시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외 기업 사냥꾼에 지분이 넘어가는 것을 막는, 즉 경영권 안정을 위해 별도 기제나 제한을 두는 내용의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재정당국 등에 따르면 김 창업자의 유족은 상속세의 상당부분을 NXC 지분 29.3%로 물납했다. NXC는 비상장사로 해당 지분 가치는 약 4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국내에서 상속세 물납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유족들이 내야 할 전체 상속세가 6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속세 상당부분을 주식 물납으로 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납 후 김 창업자의 유족인 유정현 NXC 이사(34.0%)와 두 딸(33.6%)이 보유한 지분율은 70%에 가까워 당장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창업자 유족들이 단번에 30%에 가까운 지분 매각을 결정함으로써 이 지분이 중국 경쟁사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물론 추후 적대적 세력에 경영권을 위협받을 단초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은 오너 일가가 안정적 지분율을 유지하더라도 유상증자가 단행되거나 추가 지분 매각이 있을 경우 지분율을 지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물납으로 넥슨 2대 주주는 일시적으로 기획재정부가 됐으며 향후 기재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주식 공매 절차에 착수한다. 캠코의 입찰 참여 기준에는 외국 자본 배제 조항이나 기업사냥꾼 등 배제 조항은 없다.

넥슨은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을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성장시킨 대표 기업이다. 특히 다른 경쟁사와 달리 다수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중인 것이 넥슨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넥슨은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다양한 히트작, 킬러콘텐츠를 내면서 다량의 IP를 보유하고 있단 점이 특징"이라며 "국내는 물론 일본 게임업계까지 아우르는 IP의 왕이라고 볼 정도"라고 말했다.

NXC의 2대 주주가 추후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서 해당 IP의 매각을 종용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또는 기존 경영진이 지분율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스스로 '크라운 주얼'이라 부를 수 있는 주요 IP를 매각해 지분 매입 대금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이다. 크라운 주얼이란 기업 M&A시 매수 대상 회사가 갖고 있는 가장 매력적인 가치, 자산을 뜻한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지만 상속세로 물납된 지분 공매 절차에서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지분 매입에 제한을 둔다면 오히려 시대에 역행한다거나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현행법상 상속세 지분 물납시 매수 주체가 기업사냥꾼인지 아닌지를 가려낼 실질적 방법도 따로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2022.3.2/뉴스1
2022.3.2/뉴스1

이런 상황에서 해법은 결국 과도한 세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의 상속세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높은 상속세율을 매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주요 기업 총수가 사망할 때마다 넥슨과 비슷한 사례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 대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유산취득세 제도 도입이다.

우리나라는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는 '유산세 방식'이 1950년 제정돼 지금까지 7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이 각자 취득하는 개별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기 때문에 여러 명에게 분할할수록 상속세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 균등한 재산분할을 촉진해 부의 집중을 완화하고 있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상속을 받는 자가 상속받는 액수만큼 세금을 납부하는 '응능부담 원칙'을 고려하더라도 유산취득세가 맞다고 주장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21년 낸 'OECD 회원국들의 상속 관련 세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38개국 중 상속 관련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우리나라 등 총 24개국이다. 이 중 유산세 방식을 취득하고 있는 나라는 덴마크, 한국, 영국, 미국 등 4개국이고 나머지 20개국은 유산취득세 방식을 따른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율도 높은 편이다. 현행 상속세율은 1999년 말 세법 개정시 최고 세율 구간을 50억원 초과에서 30억원 초과로 낮추고 최고 세율은 45%에서 50%로 인상해 현재까지 유지중이다. OECD 38개 회원국의 상속·증여세 평균 세율은 약 27%이며 프랑스 45%, 미국 40% 영국 40%, 네덜란드 20% 등이다.

현재 기재부 등에서도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을 논의중이긴 하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고 입법 시도도 없다.

임재범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은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려면 연관된 상속세, 증여세 전반을 손봐야 하는데 단순히 법조항 몇 개를 수정하거나 가감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법체계 전반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따라서 개별 의원이 발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기재부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한 부처,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인 만큼 의견이 정리되면 정부 주도로 입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득세제 개편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상속세를 내는 목적 중 하나가 부의 재분배에 있다"며 "상속세 부담을 낮춰준다면 해당 피상속인이 생전에 내는 소득세는 지금 적정한 수준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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