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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콘서트가 전세계를 향해 성장하려면?

머니투데이
  • 이설(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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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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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의 확장에 집착하지 말고 서두르지 않았으면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가수 임영웅의 미국 LA 콘서트 ‘아임 히어로 - 인 로스앤젤레스’(IM HERO - in Los Angeles)가 지난 3일 방송됐다. KBS 2TV 예능 ‘마이 리틀 히어로’ 2회에서 임영웅이 LA 공연을 준비하고 마침내 무대에 서서 약 3500명의 관객과 하나가 되는 모습이 공개됐다. 콘서트가 실제로 진행된 건 지난 2월이고, 녹화 방영은 주말 늦은 시간대였는데도 시청률이 6.3%를 기록했다.


임영웅이나 임영웅의 팬들로선 매우 감격적 순간이었다. 임영웅이 섰던 무대는 해마다 전통과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극장(구 코닥극장). LA 유명 관광지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평소에는 유명 뮤지션들의 콘서트와 흥미로운 전시회 등이 개최되는 곳이다. LA 지역 문화 공연의 중심이자 상징이다.


공연 리허설을 위해 돌비극장에 들어서는 임영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트로트 가수 출신으로 돌비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가수가 몇 명이나 될까. 그는 "(내가) 여기를 오다니, 이번 콘서트를 위해 해외에 처음 나오시는 (국내)팬들도 계시다. 나로 인해 다른 것들을 처음 경험하는 것에 나도 마음이 좋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공연장의 역사나 규모도 대단하지만 미국 무대에 첫발을 딛는다는 의미가 더 컸을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는 물론 그의 장년층 팬 중에는 미국을 처음 방문하는 팬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임영웅은 떨림과 기대를 담아 정성 어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미국에 왔으니 팝송 하나 하겠다며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를 리드미컬하게 불렀고, "댄스를 보여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기꺼이 걸그룹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안무를 선보였다.


팬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도입부에 미국 공연의 벅찬 감동과 의미를 털어놓고 곡과 곡 사이에는 빈틈없이 팬과 소통했다.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심정인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뜰하게 챙겼다. 그를 좋아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줬다.


임영웅이 이제 이뤄야 할 건 월드투어만 남아 보인다. 임영웅을 응원하는 팬으로서, 콘서트의 글로벌한 진화를 염원하는 리뷰어로서 아쉬움이 드는 순간도 있었다. 물론 지극히 취향의 차이.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요것’만 좀더 고민해본다면 전세계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첫째는 공연의 구성이다. 그동안 많은 국내외 가수들의 공연을 ‘직관’했지만 한국 가수들에게는 유별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팬을 향한 소개나, 팬과의 대화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트로트 가수들이 주로 하는 ‘디너쇼’(식사와 공연을 같이 하는 것)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팬 서비스가 투철하다 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상세히 설명하고 팬의 감정을 일일이 어루만진다. 때론 노래보다 말이 더 많다고 느껴질 때가 있을 정도다.


사진=방송 영상 화면 캡처
사진=방송 영상 화면 캡처


임영웅의 LA 공연도 팬과의 소통 시간이 제법 길었다. 미국 무대에 처음 서는 소감, 멀리서 응원하러 와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등이 두루 버무려졌다. 임영웅의 팬들은 노래보다 대화를 더 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국내 디너쇼에서 하면 된다. 해외 공연이라면 가창과 멘트의 비중을 철저히 안배해야 한다.


밥 딜런이 2018년 7월 내한공연을 했다. 2016년 가수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의 콘서트라 관객이 많이 몰렸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도 제대로 하지 않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기행의 주인공답게 2시간여 공연 내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잠깐의 멈춤도 없이 돌림노래처럼 이어 불렀다. 한 곡 한 곡의 별개로 된 구성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긴 교향곡처럼 들렸다. 결국 그는 마지막 앙코르곡을 부르고 나서야 한국 관객에게 말을 건넸다. "생큐 코리아". 과연 그다운 한마디였다. 임영웅이 밥 딜런 스타일을 흉내낼 필요는 없다. 이런 공연도 있음을 참조하면 좋겠다.


둘째는 음악적 스펙트럼이다. 임영웅은 최근 KBS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진출을 위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서 해외 분들이 좋아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팝이나 힙합 같은 장르에도 도전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느낌도 가미해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더 많은 세대, 더 많은 해외 팬과의 교류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실제로 임영웅은 유명세를 탄 후 짧은 시간 동안 꽤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더블 싱글 앨범 ‘폴라로이드’에서 동명의 곡 ‘폴라로이드’와 ‘런던 보이’를 통해 기존의 트로트 대신 세련된 록과 포크 장르를 실험했다. 밴드 음악을 배경으로 경쾌한 리듬의 ‘런던 보이’를 부르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지난 5일 발표한 자작 신곡 ‘모래 알갱이’도 트로트와는 거리가 있는 발라드풍이다. 이들 곡은 임영웅의 인기와 화제에 힘입어 어김없이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하지만 과연 음악적 다양성이 임영웅의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데 약(藥)이 되는지는 고민해볼 과제다. 팝과 록, 댄스와 발라드 등으로 장르를 넓히면 분명 새로운 도전이 되겠지만 임영웅이 본디 지니고 있던 ‘한(恨)’의 정서가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임영웅의 가장 큰 강점은 감미로우면서도 절제된 보이스를 통해 느껴지는 애절함이었고, 그건 TV조선 ‘내일은 미스터 트롯’에서 불렀던 노사연의 ‘바램’이나 설운도의 ‘보라빛 엽서’ 등 서정적 발라드·트로트곡을 부를 때 극대화됐다. 마음을 후벼 파는 소위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에 팬들은 탄성을 질렀다.


셋째는 해외 진출 단계다. 이번 LA 콘서트는 임영웅으로선 해외 진출의 서막과도 같다. 이번 공연을 발판으로 월드 콘서트를 꾸준히 여는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겠다는 소망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 아무나 설 수 없는 돌비극장에서 공연했으니 가능성이 보이고 자신감도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 모인 관객 대다수가 교민들이고, 여성 중장년층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이유가 바로 이런 팬층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려는 일환이겠지만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것과 해외 진출은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국내 활동을 더 많이, 더 충분히 하고 해외로 나가도 결코 늦지 않다. 물론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 더 많이 나오면 더 좋다.


임영웅은 지난해 12월 10일 트로트 가수 최초이자 솔로 가수로는 두 번째로 스타디움급의 고척돔 무대에서 약 2만 명의 팬과 만났다. 고척돔은 방탄소년단, 엑소, 싸이 등 국내 최정상 가수들과 빌리 아일리시,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해외 톱가수들만 섰던 꿈의 공연장이다. 임영웅은 수많은 관객과 함께 그곳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이 공연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이나 LA 소파이 스타디움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일만 남은 듯하다. 그러려면 앞서 언급한 과제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선행돼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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