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표류 막자"…정부, 의료진 보수·시설 지원 확대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긴급대책 당·정 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5.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환자가 응급치료를 받지 못한 채 떠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 지원을 검토 중이다.

1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응급의료 지원을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응급 환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한 채 떠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응급실, 권역외상센터에서 위급한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 보수, 의료시설 확충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응급 의료진의 처우, 의료 환경이 개선돼야 고질적인 응급 병상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재정 지원책으로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과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당정이 이런 대책을 추진키로 해 지원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당정은 환자들이 제때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수술 의사·중환자실 병상 부족 △약 70% 이르는 경증 환자로 인한 응급실 과밀화 △구급 기관 의료기관 간 정보공유체계 미흡 등을 꼽았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응급실 의사 부족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이런 비극이 반복될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 의료 고질병은 뜯어 고쳐야 한다"고 했다.

당정이 제시한 대책들은 대체로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구체적으로 당정은 비번인 외과의사가 집도할 경우엔 응급의료기금을 통해 추가 수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현장에 수술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 응급의료센터의 4인 1조 의사에게 특수 근무수당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설 확충 방안도 담겼다. 지역 응급의료상황실을 전국에 6곳 설치하고 환자의 중증도와 병원별 가용 자원을 파악해 이송과 전원(轉院)을 지휘키로 했다. 상황실 지휘에 따라 병원은 경증 환자 병상을 비워서라도 중증 환자를 수용해야 한다. 아울러 당정은 지난 4월에도 전국 어디서나 1시간 이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중증 응급의료센터를 현행 40곳에서 60곳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의 대책에 대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중증외상환자는 최소한 중환자실과 응급외상수술팀이 갖춰져야 수용할 수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은 의뢰한 병원의 배후진료능력 부족 때문으로 환자를 치료할 의료 자원이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