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TC, MS-블리자드 '인수거래 금지' 가처분신청…MS는 왜 반겨?

미국 반독점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12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를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FTC가 인수 반대 입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AFPBBNews=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FTC는 MS가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수 거래를 완료하려 한다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거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초 MS는 오는 7월18일 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땐 시장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내부 행정심판 절차에 돌입했고, 오는 8월 심리를 앞두고 있다. 이날 가처분 신청을 낸 건 심리 전에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영국 반독점 당국인 경쟁시장청(CMA) 역시 지난 4월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를 결정했고 MS는 영국 법원에 항고한 상태다. 관련 심리 역시 7월18일 이후에 열릴 예정이다.

WSJ은 연방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려면 FTC가 해당 거래가 불법인 이유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어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MS가 다른 게임기 이용자들에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도 본다.

블리자드 인기게임 캔디크러시/AFPBBNews=뉴스1

MS 측은 FTC의 이번 조치를 두고 연방법원에서 회사의 입장을 제시할 기회가 생겨 반긴다는 입장을 내놨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법적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시장에 더 많은 선택과 경쟁을 가져오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법원이 MS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만약 연방법원이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면 MS와 블리자드의 거래를 반대하는 FTC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연방법원이 거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FTC가 거래 반대 입장을 아예 철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위딘을 인수하려 했을 때도 FTC는 법원에 인수를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기각하자 내부 행정심판을 종료한 바 있다.

MS는 지난해 1월 694억달러(약 93조원)에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밝혔다. IT업계 M&A 사상 최대 규모다.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캔디크러시 등 굵직한 인기 게임을 보유한 게임 회사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유명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및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에서 MS는 1.3% 상승했고, 블리자드는 0.8%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