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배점 올리자 발전사 등급 뚝"…갈려버린 '성과급'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재무성과 배점을 2배로 높이며 등급이 큰 폭으로 조정된 기관들이 쏟아졌다. 한국동서발전·남부발전·중부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 등이 두 단계 이상 등급이 내려 앉은 반면 한국마사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은 두 단계 상향됐다.

특히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한국전력 관련 6개 발전사의 경우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이더라도 관련성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삭감토록 조치됐다.

정부가 16일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번 평가부터는 재무성과 배점이 10점에서 20점으로 크게 상향됐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 등급은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으로 구성된다. 특히 △영업이익 △부채비율 △사업비 집행률 △일반관리비 관리 등 재무성과 지표에 크게 좌우됐다.

재무성과 지표 등 영향으로 평가 등급이 2개 이상 오르거나 내린 기관은 무려 26개(하락 14개·상승 12개)다. 지난해 평가 당시 7개에서 큰 폭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한국전력,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재무 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큰 폭 조정됐다. 구체적으로 두 단계 이상 등급이 떨어진 공공기관은 한국동서발전(S→B), 한국남부발전(A→C), 한국중부발전(A→C), 한국지역난방공사(A→C) 등 총 14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자원공사(A), 해양환경공단(A) 등 재무 실적이 개선된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한국마사회(D→B), 그랜드코리아레저(D→B),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C→A), 한국산업단지공단(C→A) 등 12개 기관은 등급이 두 단계 이상 뛰었다.

정부는 재무위험이 높은 15개 공기업의 성과급을 삭감 또는 자율반납을 권고했다. 세부적으로 한전은 D등급으로 성과금이 없다. 대한석탄공사(C), 지역난방공사(C), 가스공사(C) 등은 2021~2022년 연속 당기순손실, 손실폭 증가 또는 전년 대비 부채비율 50%p(포인트) 이상 급증한 재무위험 기관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임원 성과급 전액, 1∼2급 직원의 성과급 50%가 삭감된다.

한전 재무구조 악화와 관련성이 높은 중부발전(C), 서부발전(A), 남부발전(C), 남동발전(B), 동서발전(B), 한국수자원공사(A) 등 발전자회사 6개는 재무위험 기관으로 임원 성과급 50% 삭감, 1~2급 직원의 성과급 25%가 삭감된다.

아울러 2022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공기업 임원에 대해 성과급 100% 자율반납을 권고했다. 가스기술공사(B), 광해광업공단(C), 방송광고진흥공사(C), 인천국제공항공사(C), 한국공항공사(C)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재무성과 평가비중이 10점에서 20점으로 올라가고 사회적 가치에 관련된 부분이 25점에서 15점으로 떨어지는 그런 부분들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결국에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공공성 측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굉장히 떨어질 수 있다고 하는 차원에서 그러한 재무 경영 실적을 반영하는 효율성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포함해서 균형감을 갖고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기순손실이 악화되었거나 부채비율이 급증한 기관들, 한전의 발전자회사 6개 등은 성과 등급이 어느 정도 나왔다 하더라도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와 같이 공동으로 진행되는 구조를 감안했을 때 발전자회사의 경우에도 성과급을 삭감하는 그런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