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1.7조 창업허브 가속..유니콘 50개-스타트업 1000개 키운다

서울시 최초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시설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서울시가 오는 2030년까지 1조6717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글로벌 유니콘 50개 기업을 키워내고, 1000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창업허브를 조성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비전이 담긴 '서울 창업정책 2030'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글로벌 창업도시 브랜드 구축 △성장단계별 스타트업 스케일업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 △첨단 제조기반 창업생태계 활성화 등 4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오 시장은 "서울의 창업생태계 규모는 2021년 53조원에서 올해 274조원으로 2년만에 416% 성장했다"고 강조한 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우리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의 투자 혹한기를 직면했고 혁신 스타트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번 정책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최대 규모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조성 시는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옆 서울숲 주차장부지에 1000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10만㎡)'를 만든다. 프랑스 파리의 '스타티옹 에프(3만㎡)'와 싱가포르의 'JTC 론치패드(6만㎡)'처럼 초기 단계 스타트업부터 예비 유니콘까지 입주를 시키고, 1000억원 전용 펀드를 조성해 이들 미래 유니콘에 투자한다.


2020년부터 주최해온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트라이에브리싱(Try Everything)'은 세계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 2000개, 참가자 10만명이 함께하는 행사로 육성한다. 유망 스타트업 등 7000개 기업을 선발해 신기술과 서비스 실증, 세계 3대 기술박람회(CES·MWC·IFA) 전시, 투자와 마케팅까지 해외 진출도 공격적으로 지원한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 실증,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는 '해외 창업거점'도 20곳으로 대폭 확대한다. 현재 베트남(호치민)과 인도(벵갈루루)에서 운영 중이며 오는 10월 스페인, 11월엔 싱가포르에 새 거점을 조성한다.
동교동·흑석동·아현동 창업공간 '700개'

서울 성동구 서울숲 주차장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패션·리빙 등 생활밀착형 비즈니스를 보유한 예비 창업자를 위한 '창세권'도 구축한다. 마포구 동교동과 동작구 흑석동, 서대문구 아현동 등 역세권과 청년인구가 밀집한 곳에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한 단기형 창업공간을 최대 700개까지 공급한다. 입주 기업은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마케팅, 시제품 제작 등의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는 또 전국 투자자의 84%가 집중된 테헤란벨리에 민간·공공 투자 네트워크 '테헤란포럼(가칭)'을 출범시켜 내년부터 '투자 활성화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여기에 2025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을 완료하고, 연간 5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배출하도록 독려한다.


각 대학을 초기창업의 생태계로 키우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대학별 정보통신기술(ICT), 헬스케어 등 강점 분야를 살려 청년 창업기업과 교수·연구원 등의 기술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올해부터 연간 800팀의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춘다. 이 중 30개 창업팀에 대해선 서울 광진구에 있는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를 통해 투자유치와 해외 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2026년까지 로봇 스타트업에 2000억 지원

서울형 공유오피스 예정 위치 /사진제공=서울시

시는 특히 핀테크와 바이오, 인공지능(AI)과 함께 차세대 혁신 성장 분야로 '로봇'을 선정하고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체계를 강화한다. 2026년까지 로봇 성장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수서 일대는 로봇 기업이 집적하는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연구기관과 협력해 '로봇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2030년까지 로봇 인재를 1500명 키워낸다.

기존 100여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서울핀테크랩(여의도)과 제2핀테크랩(마포)을 통합해 2030년부터 170개 스타트업을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한다. 바이오 단지가 조성된 홍릉 일대엔 바이오 펀드를 조성해 창업 활성화를 뒷받침한다. 이와 별도로 2028년까지 20만㎡ 규모의 'AI 서울 테크시티'를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부지에 완성한다. 국내·외 AI 전문 대학원, 세계적인 기업과 연구기관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제조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제조산업 집적지 중 한 곳인 구로엔 2027년까지 고척동 서울남부교도소 이적지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한 '서울제조창업허브'(1만7652㎡)를 조성한다. 2024년부터 6000억원 규모의 첨단제조 분야 특화 펀드를 모집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기업에 기업당 최대 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창업정책은 산업정책인 동시에 일자리 정책이며 서울의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 먹을거리 육성 전략"이라며 "2030은 창업정책의 목표연도인 동시에 청년세대를 상징하는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세계인에게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각인될 수 있도록 2030 창업정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