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오피스의 부활? 파크애비뉴 빌딩, 日모리가 20억달러에 매수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 245 빌딩/사진=구글어스

뉴욕의 마천루 중 하나가 코로나 이전 최고가에 근접한 가격에 매각됐다. 침체된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지 주목된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 시내 최대 임대인인 SL그린이 맨해튼 245 파크 애비뉴 빌딩의 지분 49.9%를 20억달러(2조6000억원)에 일본 모리 트러스트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해 3월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후 뉴욕시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오피스 거래다.


매각 가격은 2017년 중국 HNA 그룹이 사들였던 가격(22억달러)에서 소폭 인하된 수준이지만 팬데믹 이후 공실률 급등으로 뉴욕 오피스 빌딩 가격이 조정된 터라, 이번 거래가 시장에는 가격 바닥권이 가까워졌다는 메시지로 전달됐다.

빌딩 지분 거래 후 SL그린 주가는 20%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3월 80달러를 넘었던 이 회사 주가는 올해 초 2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SL그린은 매각 대금으로 부동산투자신탁에 필요한 현금을 공급하겠단 계획이다.

SLR그린 최고투자책임자 해리슨 시토머는 광범위한 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245 파크 애비뉴 부동산이 여전히 견고한 임대료를 받고 있으며, 모리 같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수요로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뉴욕에서 매물을 찾으려는 그룹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며 "자본력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뉴욕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튼 프로퍼티 어드바이저스의 루스 콜프-하버는 "뉴욕의 멸망에 대한 소문은 크게 과장된 것"이라며 이번 거래를 "틀림없이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967년 지어진 245 파크애비뉴 빌딩은 투자운용사 아레스 캐피털(Ares Capital)과 안젤로 고든(Angelo Gordon)을 비롯한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그랜드 센트럴역 맞은편에 위치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지만 최근 몇 년간 주요 임차인이 빠져나가면서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SL그린 자산 중에서도 원 밴더빌트 같은 최신 건물은 오히려 기록적으로 높은 임대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개업체 JLL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뉴욕의 오피스 빌딩의 시장가치는 총 760억 달러가량(약 100조원) 하락했다. 오피스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으로 인해 투자 활동이 위축된 결과다. MSCI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중심 업무지구의 오피스 거래량은 3년 전 같은 달 대비 7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