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CJ바이오사이언스, 유증 후폭풍…주주들 고심 커진다

CJ 바이오사이언스 (14,160원 ▲20 +0.14%)(CJ바이오사이언스)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유증)를 결정한 뒤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유상증자 발표 전 3만원을 넘던 주가는 지속 하락하며 어느새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올해 고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주가가 60%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올해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 기대감 등 영향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던 상황이라 주주들의 허탈함이 크단 평가다. 단기 주가 급락에 따라 CJ바이오사이언스가 증자로 조달하려던 자금 예상 규모는 600억원에서 500억원 이하로 줄었다. R&D(연구개발) 투자 비용도 당초 계획보다 감축될 수밖에 없다.


7일 증시에서 CJ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300원(1.45%) 내린 2만3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CJ바이오사이언스의 유상증자 권리락 실시일이라 하락 마감의 충격이 더 크다. 통상적으로 권리락이 발생하면 주식 가격 조정에 따라 주가가 낮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CJ바이오사이언스는 유상증자 발표 뒤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상 발행가액을 2만100원에서 1만5350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예상 조달 자금 규모가 600억원에서 496억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 비용과 플랫폼 기술 연구 비용, 연구소 운영 비용 등 R&D 투자 금액을 줄였다.

주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상 발행가액 기준 CJ바이오사이언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현재 시가총액의 40%를 넘는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CJ제일제당은 향후 이사회에서 증자 배정 물량에 어느 정도로 참여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천종식 대표의 증자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앞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등 영역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19년 12월 코스닥 시장 상장 때(당시 회사명 천랩)만 해도 신약 개발보다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을 앞세운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했다. 현재 보유한 주요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2개의 경우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분야에선 후발주자로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CJ바이오사이언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기존 주주의 권리를 박탈하지 않고 모두 참여할 수 있단 점에서 주주배정이 형평성 있는 방식이라고 판단했다"며 "올해 상반기 4D 파이프라인을 인수했고, 주요 파이프라인의 본격적인 임상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경구(먹는) 투여제가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CJ바이오사이언스는 1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성공적인 임상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