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나무에 구멍이 '숭숭'…동남아서 보이던 '이 곤충' 뭐길래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나무를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진 외래종 하늘소가 제주에서 번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곤충은 날씨가 따뜻한 인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해안지역 주변에서 외래종 하늘소인 가칭 '노랑알락하늘소'가 번식하는 것이 최근 확인됐다.

2019년 성충이 제주에 출현한 사실이 보고된 이후 도내에서 번식과 정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안변 관광지 주변에 있는 팽나무에서 우화한 노랑알락하늘소 성충과 15㎜ 정도의 구멍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해충은 차나무, 팽나무를 비롯해 종가시나무, 비술나무, 멀구슬나무 등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는 팽나무를 제외하고 보고된 피해 사례는 없다.

노랑알락하늘소는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의 곤충으로 몸길이 약 3~5㎝의 대형종이다. 날씨가 따뜻한 인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아열대성 곤충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주도는 노랑알락하늘소가 기후변화로 인해 추운 겨울에는 나무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따뜻한 여름에 우화해 제주지역에 적응하면서 토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노랑알락하늘소의 서식실태를 국가연구기관에 알렸으며, 해충으로 인한 피해 발생 시 필요한 방제가 이뤄지도록 사전 조치를 진행했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제주도는 국토 최남단에 위치해 다양한 아열대성 외래종이 육지로 퍼지는 중간 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종의 침입이 잦아질 것에 대비해 예찰을 강화하고, 생태계 위협요인이 발견되면 방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