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연속 무역흑자 달성…"8월 주춤, 9월부터 수출 플러스"(종합)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7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흑자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여전히 부진했지만 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을 봤다. 8월은 하계휴가 등으로 수출이 주춤할 수 있지만 9월부턴 본격적인 '수출 플러스'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2023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약 64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은 25.4% 감소한 487억 달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16억3000달러로 지난달(11억6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15%) △일반기계(+3%) △가전(+3%) 등 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59억 달러로 7월 실적 중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 부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42%)·석유화학(-25%) 등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수출이 역대 7월 기준 최고 실적(602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 기저 효과도 있었다.

지역별로 7월 대(對)미국·유럽연합(EU)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감소했다.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수출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다 지난해 7월 대미(101억 달러)·EU(61.6억 달러) 수출이 워낙 컸던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대미 수출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품목인 전기차와 양극재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대미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양극재도 29.3%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 부진도 이어졌지만 7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12억7000만 달러로 올해 3월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달 수입은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47%) 수입이 줄면서 25.4% 감소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7월에 원유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단가하락도 있지만 물량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지난해 7월 당시 9600만배럴 정도를 수입했는데 2021년 7월과 비교하면 23%나 크게 늘어 비축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월 원유 도입량은 2021년도 7월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8월 수출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4분기부턴 무난한 개선흐 름을 보일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김 실장은 "8월은 하계휴가기간이 집중되고 휴가기간 동안 수요도 증가할 수 있어서 계절적인 요인들이 7월보다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예단하긴 어렵지만 자동차·이차전지 호조 속에 반도체 업황이 4분기 들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수출이 플러스 전환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반기엔 순수출의 우리 성장 기여도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실장은 "우리 경제가 계속 성장 중이고 6월에도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을 보면 순수출이 1.3% 정도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향후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달 20일 지정한 첨단전략산업·소부장 특화단지가 우리 수출의 새로운 성장기반이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폴란드 순방 시 논의된 방산·원전 협력,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등이 경제협력도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산업부는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수출확대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그간 중점 추진해 온 에너지 절약확산 및 효율 개선에도 모든 역량을 지속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