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2심 벌금 20억 선고..."1심 5억원 가벼워"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사진=대한민국 법원

해외금융계좌에 보유중인 자산 수백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이 2심에서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가 선고한 벌금 5억원보다 4배 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이태우 이훈재 양지정)는 7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회장에 대해 "원심의 형이 다소 가벼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15년~2019년 사이 저지른 범행인데 2015년 12억원의 약식명령이 이뤄졌고 이후 35억원 통고 처분이 이뤄졌다"며 "현재까지 피고인이 낸 금액은 42억 정도다"라고 했다.

서 회장은 과소 신고를 이유로 배우자에게 부과된 과태료 32억원 전부를 형량에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이외에 배우자의 과태료 32억과 피고인에게 부과된 과태료 32억원이 있다"며 "배우자 과태료를 전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피고인이 주장한다. 배우자와 피고인은 별개 목적으로 한 것이고 반드시 피고인의 형에 산입할 것은 아닌걸로 보이나 전혀 고려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과 피고인이 5년치 범행으로 기소됐을 때 경합범 가중처벌조항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운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1심 판결 5억원보다 15억원을 상향해 20억원을 선고한다"고 했다.

서 회장은 2016년 해외계좌에 약 1600억원을 보유했으나 256억원을 누락하고 축소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 265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후 2015년~2019년 사이 해마다 과소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과소 신고 금액이 매우 크고 기간도 적지 않지만 증여세와 상속세를 탈루하기 위한 과소신고로 보이진 않는다"며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서 회장은 태평양 그룹 창업자인 서성환 회장의 장남이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친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