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이 비행기 타세요"…생체인식 도입하는 국제공항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여권이 없어도 국제선에 탑승할 수 있는 공항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두바이 공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공항도 내년에는 생체인식 출입국 심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2024년부터 수하물 위탁, 탑승, 출입국 심사 등 공항 이용 전반에 걸쳐 자동 인증을 위해 생체인식 기술을 도입한다. 창이 공항은 내년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의 교통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승객 흐름을 더 원활히 하겠단 방침이다.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통신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출입국 관리법 개정에 따라 "2024년 상반기부터 수하물 위탁, 출입국 심사, 탑승까지 출국과정의 다양한 단계에서 생체인식 기술이 사용될 것"이라며 "승객이 여행 서류를 반복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없어져서 보다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다섯 번째 공항 터미널을 건설 중이며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와의 고속철도도 몇 년 내 연결된다.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창이 공항은 지난 6월 512만명의 승객을 처리해 팬데믹이 닥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 6월 전체 승객의 88%에 해당하는 수치다.

두바이 공항은 창이 공항보다 생체인식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르다. 칼리즈타임스(Khaleej Times)에 따르면 두바이공항의 제3터미널 이용 여행객들은 올해 말부터 여권 없이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두바이 공항에선 안면 및 생체 인식 ID를 통해 여권을 꺼내지 않고 지문, 얼굴 스캔 또는 기타 생체인식을 사용해 스마트 통로에서 모든 탑승 절차를 마친다.


오바이드 무하르 빈 수루르 두바이 거주 및 외무부(GDRFA) 부국장은 "이 시스템은 오는 11월 준비될 것이라며 "쉽고 원활한 여행을 위해 전자 게이트를 스마트 게이트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2020년 비전박스(Vision-Box)가 이미 배포한 포괄적인 생체 인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아예 디지털 여권을 도입하는 나라도 생겼다. 항공여행 전문 스타트업 시타(SITA)는 네덜란드 자치국가인 아루바에서 여권의 디지털 버전인 디지털 여행 자격증명(DTC)을 개발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표준을 준수하는 이 모바일 신분증은 여행자가 출입국 관리소, 세관부터 호텔, 렌터카 업체 등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일부 개인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동의하도록 설계됐다.

아루바 정부의 이민국 책임자인 앤드류 후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루바는 관광이 경제의 근간이 되는 섬인 만큼 승객들이 최대한 쉽게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제 디지털 여행 증명서를 통해 보안 요구 사항을 충족하면서 얼굴을 스캔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입국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