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추천한 소주 도수"…미래 식품 화두 엿본 푸드위크

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 참가한 롯데중앙연구소의 부스 일부 모습. 롯데중앙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종합 식품 연구소로 연구소의 식품 R&D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서울국제식품산업전(코엑스 푸드위크)에 참가한 주요 식품기업이 대체식품과 기술 개발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대체식품, 가정간편식, 인공지능 기술 등 미래 식품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는 전시회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이날 연구소의 식품 R&D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종합 식품 연구소로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롯데 식품사의 제품 개발과 바이오 연구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지난해 전시와 달라진 점은 기술 소개에 중점을 둔 것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제품 위주로 선보였지만 올해 부스는 연구소가 개발 중인 미래 식품 기술 설명이 주를 이뤘다.

연구소는 롯데가 쌓아온 유산균, 효모 등 데이터베이스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식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소 내에 발효 연구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곳에선 균주, 발효 상태 등을 AI에 학습시켜서 AI가 식품 제조 방법을 추천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베이커리 제조 시 빵의 효모, 발효 조건 등을 AI가 추천할 수 있다. 또 소주, 위스키 등의 알코올 도수, 향, 맛 등 주류 제조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부스에선 연구소가 개발 준비 중인 곤충 가공식품과 대체육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연구소 관계자는 "고기와 가장 유사한 근섬유의 조직감을 구현한 고수분 대체육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기술을 치킨 너겟, 햄버거 등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또 귀뚜라미 등 곤충의 특정 부분을 식품의 단백질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비건 버거를 선보인 만큼 식물성 원료를 계속 활용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9월 출범한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 푸드트럭을 선보이며 대안식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전시에서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만 소개했다면 올해는 베러미트를 토대로 한 대안식으로 범위를 확장한 셈이다.

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 참가한 신세계푸드의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사진=유예림 기자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런천구이와 식물성 김치볶음을 올린 런천 김치덮밥, 식물성 다짐육과 소스를 넣은 식물성 함박스테이크 등을 소비자, 업계 관계자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원료로 쓰던 베러미트 대안육이 대안식으로 진화한 유아왓유잇을 관련 업계와 소비자가 경험해 본 뒤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기술 개발을 통한 대체 식품 사업 육성에 나선 것은 국내 대체 식품 시장 규모 성장세와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18년 75억원에서 2020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12억원을 기록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기존 일반 가공식품 사업으로는 파이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며 "제로 칼로리, 글루텐 프리뿐 아니라 가치 소비와 건강을 지향하는 잘파 세대를 위한 대체 식품도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효율 기술 개발로 이러한 신사업을 추진하면 식품기업의 낮은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