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로드맵 '세밀'하고 '정교'하게…"필요 재원·수단 총동원"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방열복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3.7.3/사진=뉴스1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2년 유예를 위해선 야당이 내건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공식 사과 △2년간 준비 계획·예산 △관련 단체의 조건없는 시행 약속 등이다. 사과와 로드맵 마련은 정부의 몫인데 이미 진행중이다.

정부 고위 인사들은 유감 표명 등이 잇따른다. 로드맵도 발표 시기를 저울질할 만큼 준비가 됐다. 관련 단체의 시행 약속의 경우 중소기업중앙회의 '선언'으로 돌파한다.
3가지 조건 충족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지난 2년간 정부와 기업은 중대재해 예방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해왔으나 현장 의견수렴 결과 기업은 충분한 준비와 대응이 여의치 않고 정부 지원책도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사과의 시작으로 읽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이성희 고용부차관 등 주무부처 고위 인사가 국회를 찾아 법 시행 유예 필요성을 설명하며 사과하는 것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단체의 조건없는 시행 약속'은 중기중앙회가 담당한다. 중기중앙회는 2년 후 조건없는 전면 시행을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적용 유예'만 외쳐온 중기단체인데 착실한 준비와 노력을 약속하며 정부와 국회를 마음을 풀겠다는 의미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도 5일 국회를 찾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중소기업들도 자발적으로 노력할 것인데 정부와 국회도 예산과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2년 로드맵을 마련한다. 고용부는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대안과 지원 방안 등 준비중이다. 안전관리 전문인력 양성 및 기업현장 수요충족 기반 조성 등을 포함한 중소·중견기업 등 취약부문 안전관리자 확충방안 마련 등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2일 인천국제공항 제2합동청사 확장공사 현장 무더위 쉼터에서 근로자들이 물을 머리에 뿌려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2/사진=뉴스1

중소기업 중처법 안착 2년 로드맵
정부는 △기술지원 △재정지원 △교육지원 등 3축 체계를 중심으로 5인 이상 50인 미만 중처법 사업장 적용을 준비한다. 관련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정부는 기존 사업들을 재검토·보강하면서 사각지대를 줄이고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정부는 산재보험 가입 상시 근로자수 5인 이상 ~ 299인 이하 사업장의 자율 신청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팅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처법상 △경영자리더십 △근로자 참여 △위험요인 파악 △위험요인 제거·대체 및 통제 등 중처법상 안전보건관리 체계 관련 7가지 핵심 요소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만6000개소가 지원됐는데 내년에는 더 늘린다.

정부가 끼임, 화재·폭발 등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 장비 구입 비용도 지원한다. 산재보험 가입 상시 50인 미만 사업장,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 등이 대상이며 사업장당 최대 3000만원, 소요비용의 70%까지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턴트 양성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중처법 적용 준비를 하지 못한 이유로 '전문인력' 부족이 꼽힌다. 법령을 이해하고 사업장에 맞는 진단을 할 사람이 부족하단 의미다. 중기중앙회가 예산과 전문가 부족을 이유로 '업종·지역별로 중소기업들이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을 정부에 건의하는 이유다.

정부는 안전보건관리 체계구축·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규모 사업장 지원을 위해 민간 전문 컨설턴트 육성하고 중기중앙회의 건의 사항을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현장에 안전문화를 뿌리내리고 미래세대가 안전한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는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내실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