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어떻게 다른 수컷과…" 암컷 갈매기 배신에 학계도 '발칵'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전세계적으로 100여마리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뿔제비갈매기. 2016년 4월 영광군 육산도에서 발견된 바 있다. /사진=뉴스1(사진작가 조중래 제공)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 돌아온 암컷 뿔제비갈매기가 6년간 짝짓기했던 수컷을 버리고 다른 수컷과 번식 활동을 했다. 이 바닷새는 한번 맺은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알려져 이례적 현상에 대해 연구진은 파악할 예정이다.

8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지구상에 100마리 정도만 사는 것으로 파악된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뿔제비갈매기가 번식을 위해 올해도 육산도로 귀환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해당 섬에서 발견됐다.

총 7마리 중 암컷 1마리는 2016년부터 6년간 번식 활동을 해온 수컷이 생존해 있는데도 무리 중 다른 수컷 1마리와 번식 활동을 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에 따르면 무리 중 수컷은 이 두 마리뿐으로 나이는 모두 최소 12상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갈매기를 포함해 바닷새는 한번 맺은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 활동에서 왜 수컷이 바뀌는 이례적 현상이 발생했는지 지속 파악할 계획이다.

2016년 뿔제비갈매기가 최초로 발견되면서 이번 연구가 시작됐다. 국립생태원은 폐쇄회로(CC)TV와 무인 센서를 설치하고 뿔제비갈매기의 다리에 철새 이동연구용 가락지를 2021년 붙여 관찰한 내용을 정리했다.

육산도는 중국 번식지에 이어 전 세계 5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이며, 특정도서로 지정돼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무인도다.

특정도서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자연생태계, 지형, 지질, 자연환경 등이 우수해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무인도서다.

이곳은 사람의 간섭이 적고, 분류학적으로 다른 속인 괭이갈매기와 함께 서식하고 있어 교잡의 위험도 없는 등 뿔제비갈매기에게 유리한 번식지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