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안한 집값…한은 "가계·기업대출 연체율 뛸 수도"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주택가격 등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14일 발표한 '2023년 12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이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를 감안하면 추가적 상승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가계부채 상황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후 가계대출이 완만한 감소세를 이었지만 올해 4월 이후 다시 예금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한 이후 7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증가폭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9월에는 명절 상여금을 받은 가계가 신용대출을 갚으며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10월에는 다시 확대됐고 11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다.

문제는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현재 주택매매 가격 전망이 혼조세를 보여서다.

한은은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8월 이후 서울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전환한 이후 그 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내년 서울 입주물량 감소에 따라 전셋값이 추가 상승할 경우 매매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물 증가 등은 주택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향후 집값 추이는 대체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또 한은은 "가계대출의 신규 연체는 취약차주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과 부동산업의 연체가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장기 평균에 근접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규모는 주택 거래량 감소, 정부의 관리 강화 영향 본격화 등에 따라 증가세가 제약되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후 주택시장 상황, 정부 정책 등에 상당 부분 영향받아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업대출도 당분간 회사채 발행을 대신해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가계와 기업대출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고금리 환경과 맞물려 연체율 상승 등을 통해 향후 금융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