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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되려고 7㎏ 감량, 90세도 개복수술…시니어가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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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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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OPAL·Older People with Active Lives)세대가 온다] 그들은 누구인가 1-⑦

[편집자주] 1958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무려 100만 명.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의학에서 노인의 기준으로 삼는 '만 65세'에 지난해 대거 합류했다. 숨 쉬는 모든 순간 건강과 행복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58년생 개띠들은 사회에서 은퇴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첫 세대로 꼽힌다. 나보다 가족의 건강을 우선시한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살아있는 동안 '건강한 장수'를 꿈꾸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웰니스(Wellness)'다. 의료계에서도 시니어 세대의 길어진 평균수명과 이들의 건강관리 수요를 반영해 치료법마저 바꾸고 있다.

세계적 위암 권위자인 노성훈(왼쪽) 위장관외과 교수가 2022년 당시 97세의 박상길 씨를 성공적으로 수술한 후 치료  예후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시니어모델 패션쇼에서 여성 모델들이 런웨이 무대를 걷고 있다. /사진=시니어패션모델협회
웰니스는 잘 사는 것(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을 통합한 개념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에 대한 정의를 광범위하게 접근해 제시한 새로운 건강관이다. 한 마디로 웰니스는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다. 그렇게 등장한 세대를 오팔(OPAL·Older People with Active Lives)이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58년생 개띠들은 단순히 '건강하기만 하자'는 염원을 넘어, 잘 살면서 행복이 넘치는 삶인 웰니스를 일상에서 실현한다. 웰니스가 일상인 58년생 개띠 100만 명이 시니어 세대에 편승하면서 '나이'라는 장벽도 허물어지고 있다. 그 예로 '모델은 20대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도 깨졌다. 지난해 6월 성동구청(청장 정원오)과 사단법인 시니어패션모델협회(이사장 윤일향)가 진행한 '제1회 시니어모델 양성과정'엔 시니어 32명을 선발하는데 124명이 지원해 약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적게는 64세부터 많게는 82세까지 시니어모델로 활동했다.


그중 건축 현장에서 근무하는 58년생 전재희(66) 씨는 지난해 11월 런웨이 무대에 오른 것을 계기로 시니어모델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는 "6개월간 시니어모델 수업을 들으며 자세를 꼿꼿하게 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고,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다 보니 표정도 밝아졌다"며 "30대에 막연히 꿈꾼 모델을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글썽거렸다. 해당 양성과정의 참가자들은 런웨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많게는 7㎏까지 체중을 감량하며 몸매를 가꿨다고 한다. 13년간 구안와사와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문미자(61) 씨는 "모델 수업을 들으며 증상이 개선돼 약을 끊을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이런 변화를 예상치 못했던 성동구청과 성동문화재단(n개의 서울-브라보마이시니어)은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운 '제2회 시니어모델 양성과정'을 시니어패션모델협회와 연내 개설할 예정이다.

모델 되려고 7㎏ 감량, 90세도 개복수술…시니어가 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7.4%였던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엔 20%,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72년에는 인구의 절반 가까이인 1727만명(47.7%)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2년 전국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98만1133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576만6729명)보다 55.7% 늘어난 상황이다. 고령인구는 2022년 대비 2030년엔 1.4배(1298만명), 2072년엔 1.9배(1727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델 되려고 7㎏ 감량, 90세도 개복수술…시니어가 달라졌다
'건강한 장수'가 현실화하고, 건강한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의료계에서 시니어 치료법이 진화하고 있다. '초고령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깨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위암 권위자'로 평가받는 노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2022년 당시 97세(1925년생)이던 잔위암 환자 박상길 씨의 고난도 수술에 성공했다. 잔위암이란 위절제술 후 남은 위 부위에 발생하는 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2~6%에서 발생한다.


박 씨의 경우 2004년 복강경을 이용한 위절제술을 받은 후 10여 년이 지나, 남겨진 위에서 6㎝ 크기의 위암이 발견됐다. 노성훈 교수팀은 박 씨의 종양이 크고 위벽 전층을 침범한 소견을 고려해 개복 수술을 진행했다. 박 씨의 경우 이전의 수술들로 인해 배 안의 장기들이 심하게 유착돼 있어 고난도 술기가 요구됐다. 노성훈 교수팀은 전문화된 술기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3시간 47분 만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노 교수가 집도한 위암 수술 1만1000례 가운데 90대 환자는 박 씨가 네 번째일 정도로 드문 사례였다.

세계적 위암 권위자인 노성훈(왼쪽) 위장관외과 교수가 2022년 당시 97세의 박상길 씨를 성공적으로 수술한 후 치료  예후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세계적 위암 권위자인 노성훈(왼쪽) 위장관외과 교수가 2022년 당시 97세의 박상길 씨를 성공적으로 수술한 후 치료 예후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이 병원이 시행하는 연간 위암 환자 수술 건수(약 450건)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 환자의 비율이 무려 19~23%를 차지한다. 노 교수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달하는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대비해 고령 환자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환자 나이가 수술적 치료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지 않게 수술 준비를 철저하게 해 수술 후 일상생활로 쉽게 복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추·고관절 등 근골격계 분야도 수술 대상 연령이 늦춰지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70대 나이에 척추 부위를 수술한다는 건 의료계에서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디스크 명의로 꼽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진동규 교수는 "지금은 70대 시니어도 환자가 기본적으로 건강하므로 수술이 가능한 편"이라며 "전신의 건강 상태, 근육량, 운동 능력, 사회생활 정도에 따라 수술 여부와 범위를 정한다"고 말했다. 단, 큰 수술을 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 같으면 시행하지 않는다.

이들 시니어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존엄한 노후'를 꿈꾼다. 이를 위해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와 복지를 연계해 노인을 돌보는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지난해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펼치고 있다. 광주 서구·북구, 대전 대덕구·유성구 등 12개 시·군·구가 참여하고 있다. 또 올 7월부터는 '치매 관리 주치의 제도'(가칭)를 시범 시행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받게 되는 치매 환자는 전국 20개 시군구의 3000명 규모다. 대상 환자는 연 4회 방문 진료와 연 12회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김현준 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제도 전반을 개편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법 제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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