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라더니 걸어다녀?"…'나이롱 ' 산재환자 적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정한 노동시장, 차별없는 일터 조성 '정규직 근로자 차별해소를 위한 금융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A씨는 병원 근로자로 집에서 넘어져 다쳤음에도 병원 관계자에게 사무실에서 넘어진 것으로 산재처리를 부탁하며 공단에 거짓 진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요양신청해 5000여만원을 수령했다.

#B씨는 추락에 의한 골절 등의 상병을 진단받고 최초 장해등급 및 장해등급 재판정 시 제1급 제8호(척수손상으로 양하지 완전마비) 판정을 받았으나 휠체어 없이 보행이 가능하다는 제보에 따라 조사한 결과, 재해자가 보행하고 쪼그려 앉을 수도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부 근로자가 사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업무 중 다친것으로 조작해 산재승인을 하거나 척수손상 판정을 받은 재해자가 걷는 것이 확인되는 등 장해상태 허위 조작 사례가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각종 신고시스템 등을 통해 접수하거나 자체 인지한 320건에 대한 조사 중 현재까지 178건을 완료했고 117건의 부정 수급 사례를 적발했다. 적발액만 60억3100만원이다.

산재 신청과 승인 단계에서 재해자 단독 또는 사업자와 공모를 통해 사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업무 중 다친 것으로 조작해 산재 신청과 승인받은 사례가 적발됐다.


고용부는 배달업무 종사자가 배달 중 넘어지는 사고로 요양 신청해 1000만원을 수령했으나 조사결과 업무과 관계없이 이륜자동차를 음주 운전해 발생한 사고로 확인돼 배액 징수와 형사고발 조치했다.

산재 요양 단계에서는 장해 진단과 등급 심사에서 장해등급을 높이기 위해 장해상태를 과장하거나 허위로 조작해 산재보험을 부정수급한 사례도 있었다.

고용부는 재해자가 추락에 의한 골절 등의 상병을 진단받 제1급 제8호(척수손상으로 양하지 완전마비) 장해등급 판정을 받았으나 평소 혼자 걷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제보에 따라 조사를 진행, 전동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는 것이 확인돼 장해등급 재결정, 부정수급액 배액 징수, 형사고발 등 조치할 계획이다.

산재요양기간 중 휴업급여를 수령하면서 다른 일을 하고 타인 명의로 급여를 지급받는 등 휴업급여 부정수급 사례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골절 등 상병으로 요양 후 4000여만원 수령한 목공 근로자가 일당을 조작해 평균 임금을 올리고 요양기간 중 공사를 계약했음에도 휴업급여를 청구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돼 수사의뢰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개월 이상 요양 환자가 전체의 47.6%, 1년 이상이 29.5%로 장기 요양환자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감사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장기요양환자에 대한 진료계획서를 재심사토록 했으며 현재까지 419명에 해당하는 장기요양환자에 대해요양 연장을 하지 않고 치료종결을 결정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관련 브리핑에서 "각종 부정수급 사례, 제도상 미비점은산재기금의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하여기금의 재정건정성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남은 감사기간 동안에도 추가 부정수급 사례 및 제도 개선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해 부정수급을 포함한 산재보상 관련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도개선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산재보상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