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견제 행보?…이재명, 오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신당 창당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정통성을 재확인받고 당내 단합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9일 병상 단식 중이던 이 대표를 문병했던 때다. 이 대표의 평산마을 방문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총리의 탈당 및 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만남에 관례적인 신년 인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과 만나 당의 정통성이 '이재명 지도부'에 있음을 부각하고, 범야권에 지지를 호소해 신당 동력을 약화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새해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중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항상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줘서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거목으로 자랄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겠나. 흔들린 끝에 고통스럽겠지만 지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희가 더욱더 노력해서 다가오는 선거를 잘 준비하겠다. 더 단합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당 지도부 및 원로들과 함께 단합을 당부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2024년의 새로운 희망을 국민께 드리도록 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과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형태라도 분열이나 당의 혼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희상 민주당 상임고문은 새해 덕담으로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하면서 "같은 배 탄 사람은 서로 도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문 상임고문은 "청룡의 기세로 반드시 승리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민주당 파이팅' '이재명 파이팅' 등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신년 인사회를 갖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총리가 연말을 시한으로 요구해온 '대표직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이 대표가 거절하면서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오는 4일쯤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