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 집도의 "속목정맥 60% 훼손…브리핑 상의할 정도로 회복"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치료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서울대병원이 4일 오전 의학연구혁신센터 1층 서성환연구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치료 경과 브리핑을 개최했다.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직접 브리핑에 나서 수술을 맡게 된 경위와 수술 과정, 현재 상태 등을 6분간 짧게 설명했다. 추가 질문은 받지 않았다.

우선 민 교수는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재명 대표가 이송된 데 대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전원 의뢰를 수용한 것"이라며 "당시 칼로 인한 자상에 속목정맥(한자로 내경정맥)의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와 속목동맥의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목 부위는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 주요 기관이 몰려 있어서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경험 많은 혈관 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민 교수는 외상 환자의 전문성을 갖춘 권역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특별시 중증 외상 최종 치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도 외상외과 세부 분과를 운영하며 센터에서 많은 환자를 치료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민승기 서울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치료 경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1.04.

서울대병원 도착 당시 이 대표는 왼쪽 목에 1.4㎝가량의 칼에 찔린 자상이 관찰됐다. 칼이 근육을 뚫고 아래쪽 속목정맥의 지름이 60% 정도 예리하게 잘려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정맥의 안쪽(뒤쪽)에 위치한 속목동맥을 포함해 식도, 기도 손상은 없었다고 민 교수는 밝혔다. 그는 "감염이 우려돼 충분히 세척하고 찢어진 속목정맥을 9㎜ 정도 꿰매는 혈관 재건술을 시행했다"라며 "추가로 근육 등에 고인 피떡을 제거하고 수술 부위에 배액관 집어넣은 후 봉합했다"고 치료 과정을 설명했다. 수술은 오후 4시 26분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1시간 36분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수술 후 출혈 등 합병증과 예상치 못한 장기 손상 등 경과 관찰을 위해 중환자실로 이동했다가, 다음날 일반 병실로 이동했고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다만 민 교수는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추가적인 손상과 감염, 혈관 수술 부위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이 대표의 수술 경과를 브리핑한다고 했다가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갑작스레 취소하기도 했다. 이 브리핑의 사회를 맡은 박도중 외과 교수는 "환자 안정이 최우선이었고, 법리 자문 결과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환자 동의 없이 의료 정보는 발표해선 안 된다고 확인 받았다"며 "지금은 이재명 대표가 많이 회복했고 언론 브리핑에 대해서도 상의 후 동의 하에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