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연구원들에 150억 전세사기…'컨설팅'한 공인중개사 기소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지난해 12월 5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대전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정부의 특별법 개정과 선구제를 요구하며 행진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역에서 청년 연구원들에게 150억원 규모의 전세 사기를 친 공인중개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금융·경제범죄전담부(부장검사 서영배)는 사기, 사기 방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공인중개사 A씨(60대)를 구속기소 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 유성구 대덕 특구 지역에서 20년 이상 부동산을 운영했다. 그는 임대 사업 경험이 없는 주부 B씨(40대)에게 무자본으로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등 전세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깡통 주택'을 매입하도록 컨설팅한 뒤 피해자 22명으로부터 23억6000만원을 편취하는 것을 방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2016년부터 대전 유성구 문지동과 전민동 일대 다가구주택 15채와 오피스텔 40채를 사들인 뒤 2022년까지 선순위보증금 등을 허위 고지하는 수법으로 세입자 13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5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A씨의 계획대로 B씨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건물을 순차 매입한 뒤 피해자들이 사회초년생으로 정확한 선순위보증금을 확인하지 못하고, 신축 다가구주택 시세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뒤 법정 중개보수를 초과한 45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다른 공인중개사 C씨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검찰은 "다가구주택에 대해 전세 계약할 경우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선순위 근저당권과 압류 내역 등 선순위 담보권을 확인해야 한다"며 "등기소, 주변 읍·면·동사무소에서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해 임대인 또는 공인중개사의 고지 내용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