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 당했다…국소 임차료 담합한 이통 3사 과징금 200억

사진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SKT·KT·LGU플러스(+) 등 3개 이동통신사, 에스케이오앤에스(SKONS)가 아파트·건물 옥상 등 이동통신 설비 설치 장소(국소) 임차료를 담합했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임차료를 낮추기 위해 임대인에게 제시할 임차료를 합의하거나 임차료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이러한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9억7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으로 제재받은 사업자는 △SKT △LGU+ △KT △SKONS 등 4개 사였지만 시기별로 담합한 곳은 항상 3개 사였다.

이들은 아파트·건물의 옥상이나 소규모 토지를 임차, 중계기 등 통신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사무소와 각 이동통신사 간 협상에 의해 임차료가 정해진다.

조사 결과 2011년 이후 4세대 이동 통신(4G)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설비 설치 장소의 경쟁적 임차로 인해 비용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임차비용을 절감하고 전국적인 임차료 인상 압력을 누르기 위해 2013년 3월 본사 및 지역 협의체를 결성했다. 이를 통한 담합행위는 2019년 6월까지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2013년 3월 본사 및 수도권 모임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공조, 임차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그 시행방안으로 △상시 협의체 구성 △고액 임대인 공동 대응 △본사 합의 사항의 지방 전파 등을 합의했다.

또 기존 국소 중 임차료가 높은 곳을 따로 정했다.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인에게 제시할 임차료 금액 또는 인하 폭 등을 합의하기 위해서다.

3사는 신규아파트 단지 등에 통신 설비를 새로 설치할 땐 공통으로 적용할 '지역별 임차료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임대인과의 협상 시 기준가격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도 기존 임차 국소에 4G,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추가 설치할 땐 적용할 임차료 상한(최대 연 10만 원~30만 원)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약 6년 3개월의 담합 기간동안 국소 계약 건당 평균 연간 임차료는 2014년 약 558만원에서 2019년 약 464만원으로 94만원 인하됐다. 신규 계약의 계약 건당 평균 임차료는 2014년 약 202만원에서 2019년 약 162만원으로 40만원 내려갔다.

사업자별 부과된 과징금은 △KT 86억600만원 △LGU+ 58억700만원 △SKONS 41억3500만원 △SKT 14억28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아파트 입주민 등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대기업 간 구매 담합에 대한 적발 사례"라면서 "최종가격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도 합의 가격이 최종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 협상의 제안가격, 기준가격 등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경성담합에 해당한다는 것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