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기를 이끄는 요인…KDI가 '고금리', '반도체'를 꼽은 이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 초반대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이 상승세를 타며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 수정보고서'의 핵심 키워드는 '고금리'와 '반도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우리 경기를 이끌고 있는 가장 중요한 두 요인을 꼽자면 고금리와 반도체 경기 상승"이라고 말했다.


고금리는 내수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6%에 그쳤다. KDI는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을 1.3%로 예상한다.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4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민간소비의 개선이 제약될 것으로 진단했다.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은 물가상승세를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5%로 내다봤다. 3개월 전 전망보다 0.1%포인트(p) 하향조정한 수치다. 특히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상반기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당장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일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올해 중 금리인하가 예상되지만 3월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금리 조기 인하를 바라던 기대감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금리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실장은 "물가 흐름이 전망했던 수준으로 간다면 하반기에는 정책기조를 조정하는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을 완화하고 있는 건 수출이다. 지난해 상반기 부진했던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 10월부터 '플러스'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달 들어서도 1~10일 수출은 전년대비 14.6% 감소했지만,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해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다.

실제로 이 기간 일평균 수출액은 11.7%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42.2% 증가하며 수출 호조세를 이끌었다. KDI는 올해 수출이 4.7% 늘어날 것으로 본다. 3개월 전망치보다 0.9%p 올라간 수치다. 정 실장은 "수출은 좀 더 강건한 회복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