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역서 중국 어민 2명 사망…中정부 "양안 관계 훼손"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9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한 중국의 포위 훈련 속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핑탄섬 항구에서 국기를 단 어선이 출항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대만 관할 해역에서 조업을 벌이던 중국 어선이 대만 해양경비대 단속 중 도주하다 전복해 어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5분 중국 푸젠 진먼현에서 중국 어선 1대가 전복돼 탑승한 중국 어민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어선이 대만 진먼섬의 해안 조업한계선에서 약 1해리(약 1.852km) 이내로 불법 진입했다며 퇴거 작업이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대만 해안경비대는 "중국 어선이 발견됐을 당시 신분 확인을 요청했으나 속도를 내며 도주하다 전복됐다"며 "물에 빠진 4명을 곧바로 구조했으나 2명은 무사히 구조됐고 2명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의식을 잃은 2명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 국무원의 대만 담당 부서인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대만 당국을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주 대변인은 "춘절 기간 발생한 이번 사건이 대만 해협에서 벌어진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상호 우의를 훼손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동안 대만 민진당(민주진보당) 당국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중국 어선을 강제로 억류하고 어민들을 무례하게 대우해 왔다. 이는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또 대만 어민들을 위해 중국 내 여러 해안 지역에 수용 시설을 설치하는 등 수년간 양안 어민 간의 정상적인 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주 대변인은 "대만 당국에 양안 어민들이 전통 어업 구역에서 조업해 온 역사적 사실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며 중국 어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런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어민들의 대만 해역 불법 조업과 관련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만 당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대만 해안경비대가 퇴거시킨 중국 어선은 약 650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