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물가 상승에..서울시민 50% "미래 경기 나빠질 것"

계속되는 물가상승 등으로 서울시민의 지난해 4분기 체감경기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계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19일 서울연구원의 '2023년 4분기(10~12월)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전 분기 대비 4.4p(포인트)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시민의 체감경기를 종합하는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의미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모든 소득계층의 지수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3600~4800만원 미만 가구의 경우 80.5에서 70.5로 10p가 감소하며 가장 크게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 분기(73.4→65.7) 7.7p 내려 가장 크게 하락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지수인 현재와 미래 경기판단지수도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다. 서울의 현재경기판단지수는 60으로 전 분기 대비 4.3p 하락했고, 미래경기판단지수도 전 분기 대비 7p 하락(77→70)하며 지난 3분기 동안 이어온 상승세를 반납했다. 연구진은 "4분기 들어 미래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주된 이유로는 물가 상승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원이 서울시민 74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47.3%는 악화를 전망했는데, 이 중 65.3%가 '물가 상승'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어 △소비지출 감소(11.9%) △세계경기 하락(11.9%) △부동산 경기 부진(5.6%) △막연한 불안감(2.4%) △투자심리 악화(2.1%) 순이었다.


미래소비지출지수 역시 모든 품목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식료품비, 교통·통신비, 주거비는 90점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의류비는 3분기보다 0.7p가 떨어져 66.3점을 기록했고, 문화와 오락비는 74.1점에서 69.5점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시민의 주택 구입태도지수도 하락했다. 69.3으로 전 분기 대비 8p에 달하는 하락을 보여 지난 3분기(72→74.1→77.3) 동안 이어온 상승분을 반납했다. 가구소득별로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전 분기 대비 하락했고, 특히 6000~7200만원 미만 가구가 13.3p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60대에서 가장 크게 떨어졌다.

권역별로 살펴본 서울의 '주택 구입태도지수'도 4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동남권(76.7)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서북권(69), 동북권(68.8), 서남권(67.7), 도심권(60)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전 분기 대비 10.8p 떨어진 도심권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현재 가계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53.9%로 전 분기 대비 0.9%p 감소했다. 가구소득별로는 3600만원 미만 가구를 제외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가계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60%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가계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가구의 연소득 대비 부채상환 비율은 평균 21.6%로 전 분기 조사된 21.1%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상환 형태로는 원리금 상환이 64.1%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이자만 상황(32.5%), 상환 안 함(3.4%) 순이었다. 가계부채의 주 사용용도는 주택 관련 자금(47.4%)과 생활 자금(27.8%)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