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인에도…인요한 與비례정당 대표설 거론, 이유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출근하고 있다. 2023.12.07.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대표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맡는 방안이 지속 거론되고 있다. 호남 출신인 인 위원장이 대표를 맡으면 총선에서 중도 확장성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이란 확실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가장 어려울 때, 정말 속절 없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을 때 브레이크를 걸고 뉴스 한 줄 안 나던 때 뉴스량을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으로 당겨온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출마는 고사하셔서 아쉽지만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든지 역할하실 수 있으면 저희는 역할 드리고 싶다는 게 입장"이라며 "생각해 보면 인요한 전 위원장님이 지금은 갑이다. 국민의힘이 을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요한 전 위원장이 그 역할을 맡는다고 했으면 저는 박수칠 것 같다"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참패하며 위기를 겪을 때 혁신위원장으로 나서 다양한 혁신안을 제시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획득했다. 국민의힘과의 일체감이 높아 유권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고, 향후 선거 운동에서 선대위원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단 점도 강점이다.

총선을 앞두고 비례정당 대표로 호남 출신을 내세우면 지역감정을 해소해 중도 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푸른 눈의 한인인 그가 국민의힘 비례정당 대표를 맡으면 공천을 놓고 내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인 전 위원장은 포용성, 개방성, 전문성, 다양성을 두루 갖춘 상징적 인물"이라며 "의료분쟁을 맞고 있는 현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선진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며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의 의자를 빼주고 있다. 2024.02.13. /사진=뉴시스

그러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길에 국민의미래 대표에 인 전 위원장이 거론된다는 질문에 "검토해본 바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인 김예지 의원이 거론된다는 질문엔 "어제 제가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전날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 비례 정당은 그 당대표로 누가 오든간에 우리 국민의힘이 제시할 수 있는 비례대표를 똑같은 방식으로 제시할 것"이라면서도 비례 정당 대표와 관련해 "아직 내정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정당에서 인 전 위원장 역할론이 나온다'는 물음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예지 의원을 대표로 염두에 두는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분을 염두에 두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가 "병립형과 똑같은 결과를 내기 위한 도구"란 입장인데, 인 전 위원장은 개성이 강하단 점에서 경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4년 전 당시 한선교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 후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았으나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당시 황교안 대표와 갈등을 빚다 사퇴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약자와의 동행' 이미지를 갖춘 김예지 의원을 염두에 둔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원으로 한 위원장과의 '케미'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거론되는 인 전 위원장 추대론을 한 위원장이 반박하면서, 여권 내 힘겨루기가 재현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오는 23일 중앙당사에서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당 대표만 발표되고 공관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 인선은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