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위원, 방심위 복귀 불발…위원장 "옥시찬 가처분 기다려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열린 2024년 제7차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야권 인사인 김유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이 제기한 해촉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며 김 위원이 방심위 업무에 복귀하려 했으나, 류희림 위원장의 불허로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김 위원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심위를 찾아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방송심의 소위원회에 참가하려 했으나 류 위원장과 면담한 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김 위원은 류 위원장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류 위원장이 옥시찬 위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기 전까지 소위 배정을 할 수 없다며 오늘 회의는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과 옥 위원은 지난달 12일 방심위로부터 해촉됐다. 방심위 여야 위원들은 류 위원장의 '대리 민원' 문제로 갈등했고, 이 과정에서 김 위원과 옥 위원이 욕설모욕·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을 했다며 해촉된 바 있다. 김 위원과 옥 위원 모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야권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두 위원은 법원에 해촉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지난달 27일 김 위원의 신청은 받아들여졌다.

김 위원은 "옥 위원의 가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소위 배정을 하지 않겠다는 부분, 이런 파행적 운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며 "내 가처분이 결정되기 전까지 이정옥·문재완 두 분에 대한 소위 배정을 하면 안 됐는데 위촉 직후 했다"고 지적했다. 이정옥 위원과 문재완 위원은 김 위원과 옥 위원 해촉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으로 추천해 위촉한 여권 인사다.


이에 관해 류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방송소위 시작 전 취재진에게 "김 위원이 오셔서 왜 소위 배정을 안 하냐고 말씀하셨는데, 소위 배정에는 여러 가지 고려 요소가 있다"며 "(야권 추천 인사) 윤성옥 위원께서 여야 6대 1 상황에서는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데, 김 위원 복귀 후 옥 위원이 돌아오고, 윤 위원까지 복귀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이 류 위원장과 대화 후 퇴장하면서 물리적 충돌이나 회의 파행은 없었으나, 여야 구성과 소위 배정 문제로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방심위는 관련법에 따라 9명 위원 중 대통령 3명·국회의장(여권 2명·야권 1명) 3명·국회 과방위(여권 1명·야권 2명) 3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하는 여야 6대 3 구도로 구성된다.

방심위는 여 4명·야 3명의 총 7명으로 운영됐으나, 김 위원과 옥 위원이 해촉되고 윤 대통령이 이 위원과 문 위원을 채워 넣으며 6대 1이 됐다. 국회의장이 야당 몫으로 추천한 2명은 아직 위촉 전이다. 김 위원에 이어 옥 위원이 복귀하면 여야 구도는 6대 3으로 회복되지만, 대통령 추천 몫이 4명이 돼 원칙보다 1명 많아지고, 국회의장 몫은 2명 적은 상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