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자증세 국정연설 vs 트럼프 감세법 영구유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민주,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돼 4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2024.3. 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율 인상과 억만장자 증세를 골자로 하는 국정연설에 나선다. 전일 공화당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두 사람은 11월 대선에서 리턴매치를 앞두고 있는데, 경제정책에 있어선 정반대 노선을 내세워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재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대규모 증세안을 꺼낼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연방정부의 26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부자증세'에 나설 계획을 밝힐 거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증세안의 주요 내용은 법인세의 경우 현행 21%에서 28%로 상향하고, 최저세율 역시 15%에서 21%로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자산이 1억 달러 이상인 부자들에게는 자산을 기준으로 매년 증액분의 25%를 거두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억만장자 증세안이다. 특히 자산가가 아닌 직장인, 그중에서도 임원급에 대해서는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자들에게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에게 백만장자는 꿈의 대상이다. 이 규모의 돈을 매년 벌어들이는 부자들에게는 확실하게 세금을 거두자는 발상이다. 바이든의 정책은 일반 국민들의 박탈감을 사로잡아 표심을 노리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설사 행정명령 등으로 일부가 시행되더라도 평등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연방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이미 재임시절 감세안을 만들어낸 트럼트 전 대통령은 이를 영구화할 뜻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와 연설 등에서 자신이 실행시켰던 '감세와 일자리 법(TCJA)'이 2025년에 기한만료되는 것을 지적하면서 재선이 될 경우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해 개인소득세 감세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연간 소득이 40만 달러 이하인 가구에 대해서만 소득세 감세연장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가 만든 TCJA는 7년간 시행한 결과 주로 부유층이나 중소기업 오너, 부동산업자 등에만 혜택이 주어졌다는 이유다. 부동산개발업자로 커온 트럼프 스스로를 위한 법이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전 재임 시절에 법인세도 35%에서 21%로 대폭 인하시켰다. 당시 트럼프는 연임될 경우 표준 법인세를 현행 최저 수준인 15%까지 낮추겠다고 했지만 이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트럼프 팀은 자국내 기업 법인세는 낮추고 대신 중국 등 대무역적자국과 통상에서 발생하는 관세를 대폭 올려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자는 발상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