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억력 나쁘다" 보고한 특검 "평가 정확, 정치 의도 없어"

로버트 허 연방특별검사/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한 보고서를 작성해 미국 정치권을 뒤흔든 로버트 허 연방특별검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도 조사 결과는 공정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허 특검의 보고서를 문제 삼으며 몰아세웠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과 불법 보관 혐의를 조사한 허 특검이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은 점을,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제기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더 부각시키려 애썼다. 민주당은 공화당 당적을 가진 허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심을 사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가로막으려는 의도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문제 삼았다고 맹공했다.

이에 대해 허 특검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불기소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반드시 포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임무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정보를 고의로 보유 또는 공개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었다"며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평가하지 않고선 고의성을 판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검 보고서에서 대통령의 기억력과 관련한 평가는 필요했고 정확했으며 공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불기소 결정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게 아니며, 재판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허 특검이 작성한 바이든 대통령의 조사 녹취록도 공개됐다. 여기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다섯 시간에 걸쳐 조사받을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남 보의 사망 시기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주변의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NYT는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부각된 건 또다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인지 능력이었으며, 이번 청문회는 관련 논란을 증폭시키는 결과밖에 낳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청문회에 허 특검을 초청할 때부터 의도된 것이란 지적이다.

허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후 국가안보 관련 기밀 문건들을 무단으로 유출해 보관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뒤 지난달 불기소를 결정하며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허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이 고의로 문건을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기소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불기소 배경 중 하나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언급해 파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