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없는데 "나 재력가" 슈퍼카 보여주며 접근…성상납 받은 20대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A씨가 재력가를 사칭하기 위해 사용한 사진 자료. / 사진=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해외 재력가를 사칭해 여성들에게 접근해 신체 사진을 받아 온라인상에 유포하고 수백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사기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4월부터 12월까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재력가라고 속이고 여성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후 소위 '성상납'을 받거나 연인 관계를 형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피해자에게서 받은 신체 촬영물을 인터넷상에 유포, 수백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A씨는 SNS상에서 피해 여성들과 연락을 이어가다가 친해지면 연인 관계를 맺자고 제안한 뒤 여성들에게 신체를 촬영한 영상 등을 요구해 온라인상에 유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또 "일시적으로 결제가 되지 않는다"며 소액을 빌려 더 큰 금액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한 뒤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수백만원대 돈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A씨는 직업 없이 생활하던 중 재벌가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부유층 정보를 습득하고 고가의 외제차 등 사치품 사진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영화 속 재벌가 이름으로 SNS 계정을 만들어 재력가를 이어주는 일종의 에이전시 행세를 하며 1인 2역을 하는 등 범행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유포한 촬영물을 구매해 다른 곳에 재판매한 피의자 등 7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 가운데 유포 정도가 중한 1명은 구속하고 그 밖에 재유포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촬영물 재유포자 등을 계속 추적해 사이버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SNS 등으로 접근하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을 함부로 신뢰하지 말고 특히 금전 등을 요구하는 경우 각별히 의심해 피해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밝혔다.